201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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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드리는 글
2014.03.05 수요일 어렸을때부터 저는 늘 잠자리에 쉽게 들지 못했습니다. 자려고 누우면 별의별 생각이 머리로부터 빠져 나와 밤의 어둠 속에서 자유로이 유영을 합니다. 그 생각들은 때로는 터무니 없는 망상,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기우, 철거농성자의 아픔처럼 현실적인 문제까지, 여러가지 주제로 밤마다 저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만 15세의 나이가 되어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요근래에 지독하게도 저의 머리를 헤집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입니다. 삶의 방식에 대한 고민이나 회의는 처음 가져보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번에는 노력하지 않는데서 오는 불안함과 자책감이나, 너무 배가 불러 인간사를 쉽사리 내려다 보려는 오만함에서 우러난 생각이 아..
2014.03.07 -
옛날 동네
2014.02.25 수요일 내가 살아온 시간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삶이 얼마나 짧았는가에 상관없이 옛날은 존재하는 법이다. 나의 옛날은 성균관대학교 앞의 반지하방 바닥에서 처음으로 기억이 시작된다. 그이전의 기억은 거의 없다. 말 못하던 아기시절, 대학로의 반지하방에서 찔금찔금 움직였던 기억은 그로부터 몇년이 흐른 뒤 4살인가 5살인가, 처음 미술학원에 갔을때 기억부터 콸콸 흘러 넘친다. 그 기억의 배경은 바로 경기도 고양시다. 시간이 흘러 많은 배경을 지나쳤지만, 내 기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배경은 아직도 고양시다. 그런 고양시가 지금 다시 한번 내 기억의 배경이 되었다. 엄마, 아빠는 예전부터 이사를 희망하고 계셨고, 이사간다 이사간다 말씀하셨는데 바로 나는 지금, 다시 경기도 고양시의 ..
201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