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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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3 눈
2007.01.23 화요일 12월 처음 내린 뒤로 겨울 방학 내내, 공원 트랙 옆 길 흙밭에 흰 눈이 녹지 않고 쌓여있다. 나도 고집이 세지만 이 눈도 나못지 않다. 올 겨울이 따뜻하니까 나라도 없으면 그게 겨울이냐 절대로 녹지 않을테다 하는 것 같다. 피아노 학원 가거나 영어 특강하러 학교에 오고 갈 때, 나는 어김없이 눈을 밟고 만져본다. 보기에는 부드러운 솜털같지만 만지면 차갑고 뻣뻣하다. 그 눈은 아직 싹이 나지 않은 흙밭 전체를 하얀 지도처럼 만들어 놓았다. 겨울같지 않은 겨울, 힘들게 쌓여 있으면서 자존심을 지켰구나! 녹을 때는 편안하게 녹기를 바란다.
2007.01.23 -
2006.11.29 첫눈
2006.11.29 수요일 나는 오늘 첫눈이 내린지도 모르고 대문을 나섰다.그런데 학교 가는 길에 공원에 풀들이 온통 창백하고 희끗희끗 하였다.나는 아직도 잠이 덜 깨어 풀들이 얼어버린 줄 알았다. 가다가 성혁이를 만났다. "성혁아,오늘 풀들이 많이 얼었지?" 하니까 "야,눈이 온거야.몰랐냐?"하고 성혁이가 말해 주었다. 그래서 다시 둘러 보니 트랙도 꽁꽁 얼어 있었고,고인 물도 얼어 붙어 그 위에 흰눈이 쌓여 있었고, 하수구에서도 물 흘르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들판은 전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나뭇가지 위에 새둥지 위에도 샴푸 거품처럼 흰눈이 쌓여 있었다. 나는 잠을 완전히 털어내고 '으음,이제 진짜 겨울이로군!'하면서 학교를 향해 입김을 한 번 불고는 힘차게 걸어 갔다.
200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