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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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에서 먹은 치즈 떡볶이
2010.07.10 금요일 오늘 친구들과 영우와 오후 내내 축구를 하였다. 우리는 지치고 힘들고 목말라서 각자 집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재호가 "야, 우리 집에 가서 좀 쉬자!" 하였다. 마침 재호는 우리 집 바로 옆라인 1층에 살고 있어서 가까운 거리였다. 영우랑 나랑 재호는, 더운 날씨에 땀에 옷이 쩔어붙은 상태로 싸움이라도 한바탕 한 것처럼 절뚝거리며, 서로 부축을 하고 재호네로 들어갔다. 그러나 곧 나는 재호 엄마 앞에서 "안녕하세요?" 하고, 90도로 인사를 하며 공손한 아이로 돌변했다. 그러니 영우도 따라서 "안녕하세요?" 하며 카랑카랑하고 예쁘게 인사하였다. 재호 어머니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며, 배고플 테니까 떡볶이를 만들어준다고 하셨다. "저, 저는 괜찮은데...", "아니야, 상우와 영우도..
2010.07.12 -
2006.09.09 가을
2006.09.09 토요일 나는 아빠와 함께 오디오를 고치러 시내로 나갔다가 저녁을 사 먹었다. 식사를 다 마치고 영우와 함께 후식으로 나온 매실차를 들고 식당앞 마당으로 나갔다.우리는 거기서 어른들처럼 커피 마시는 흉내를 내며 놀았다. 갑자기 차가운 북풍같은 바람이 '위이이잉' 하고 불어 닥쳐 오더니 뼈와 혈관이 얼어 버릴 것 같았다. 바람이 세서 마당에 서 있는 아직 노래지지도 않은 초록빛 은행잎들이 힘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무들은 마치 '아직 떨어지면 안돼! 가을도 아닌걸!' 하고 안간힘을 쓰며 버티는 것 같았다. 영우와 나는 오들 오들 떨면서도 차가운 매실차를 마시고 있는데 엄마가 "애들이 추운데 밖에서 차가운 걸 먹고 있어? 들어와!" 해서 안으로 들어가 따뜻한 숭늉을 마셨다.
2006.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