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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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의 졸업식
2010.02.18 목요일 오늘은 6학년 선배들이 졸업하는 날이다. 우리 5학년은 오늘을 위해, 졸업식 노래를 연습하고 어제 총연습을 마쳤다. 하지만, 나는 6학년을 썩 축하해주고 싶지만은 않았다. 6학년 선배들은 자기보다 나이 어린 후배들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욕을 하고, 학교에서도 불량학생처럼 건들건들 걸음도 이상하게 걸었다. 또 머리 모양도 뾰족뾰족하게 하고, 표정도 웃는 얼굴 없이 이상하게 짓고 껄렁껄렁 거리면서, 그게 멋있는 줄 알고 다니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그래서 노래 연습을 할 때도 입만 뻥긋 뻥긋하고, 6학년들 앉을 의자를 나르는 일을 할 때도, '도대체 6학년들이 우리한테 뭘 해줬기에 우리가 이런 고생을 해야 하지?' 생각했다. 심지어는 옆에 있는 애들한테 "야, 넌 6학년들이 마음에 들..
2010.02.22 -
그리운 사람
2009.06.12 금요일 피아노 학원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오늘따라 따뜻하고 편안한 주황색 햇살이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나는 학원버스 안에서, 3학년 여자 동생 아이랑 여느 때처럼 끝말잇기를 하며 쿡쿠~ 즐겁게 웃고 있었다. 그러다가 무심코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내 몸의 혼이 일부 빠져나가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창문 바로 옆 인도에 아주 낯익은 사람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원버스 바로 옆 잡힐 듯한 거리에서, 조금 앞서 자전거를 타고 여유 있게 달리는 아저씨는, 누군가를 꼭 빼닮았다. 챙이 있는 밀짚모자를 헐렁하게 얹어 쓰고, 하얀색과 하늘색 체크무늬 남방에 허름한 바지를 입고, 바람을 느끼듯 페달을 밟았다 놓았다 하며 그림처럼 달리는 그 사..
2009.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