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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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2009.01.14 수요일 내일이면 담임 선생님께서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신다. 연수 기간이 길어서 개학을 해도 선생님 얼굴을 뵐 수가 없게 된다. 오늘이 아니면 방학 중엔 더 연락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나는 용기를 내어 선생님 전화번호를 눌렀다. "띠리리리릭~ 띠리리리릭~" 전화벨 소리가 꽤 오래 울렸는데도, 선생님께서는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 '아, 역시 바쁘시구나!' 하고 전화기를 끄려는데, 갑자기 '탁~' 소리가 나더니, 선생님이 다른 누군가에게 뭐라 뭐라 하시고 나서 숨 가쁘게 "네~ 누구세요?" 하셨다. 나는 떨리는 소리로 "선생님, 저 상우예요!" 했다. "어? 상우니?" 선생님은 깜짝 부드럽게 끝말을 올리셨다. "선생님, 바쁘신가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 상우도 ..
2009.01.15 -
2007.09.19 고립된 학교
2007.09.19 수요일 1, 2교시에 청소년 수련관에서 내일 있을 학교 축제의 총연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데, 구름이 잔뜩 낀 우중충한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침 학교에 거의 다다른 우리 3학년 4반은 황급히 학교 안으로 피신하듯 뛰어들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오기 시작한 비가 급식 시간 끝나고 수업 시간이 끝나도 계속 소떼가 밀려오듯 퍼붓는 것이었다. 선생님께서 급식 시간부터 "우산을 안가져 온 사람은 집에 전화 하세요!" 하여서 공중 전화가 놓여있는 1층 후문과 별관 앞 복도는 전화하러 몰려 든 아이들로 넘쳐났다. 바깥에는 비가 "타다다닥!" 총을 쏘듯이 오고 있었다. 줄을 선 아이들은 다리를 떨기도 하고 비 오는 걸 보면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2007.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