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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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
2009.06.12 금요일 피아노 학원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오늘따라 따뜻하고 편안한 주황색 햇살이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나는 학원버스 안에서, 3학년 여자 동생 아이랑 여느 때처럼 끝말잇기를 하며 쿡쿠~ 즐겁게 웃고 있었다. 그러다가 무심코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내 몸의 혼이 일부 빠져나가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창문 바로 옆 인도에 아주 낯익은 사람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학원버스 바로 옆 잡힐 듯한 거리에서, 조금 앞서 자전거를 타고 여유 있게 달리는 아저씨는, 누군가를 꼭 빼닮았다. 챙이 있는 밀짚모자를 헐렁하게 얹어 쓰고, 하얀색과 하늘색 체크무늬 남방에 허름한 바지를 입고, 바람을 느끼듯 페달을 밟았다 놓았다 하며 그림처럼 달리는 그 사..
2009.06.13 -
2006.08.04 바다로 가는 밤길
2006.08.04 금요일 우리는 승민이 형아네 가족이랑 화성 휴게소에서 만나 서해안 신진도를 향해 달렸다. 그런데 밤에 만나는 바람에 너무 어두워진 밤길을 끝도없이 달렸다. 서산 톨게이트 지나 시골길로 접어드니 갑자기 무언가 달라졌다. 밤 하늘에 별이 잘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하나, 둘 아니 수백개가 촘촘촘 빛나고 있었다. 시골 길을 계속 달릴 때 보이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개구리 울음 소리가 우리를 따라 왔다. 그리고 나무들이 춤추는 것처럼 바람에 구부러져 있었다. 나는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보았다. 온몸 속으로 밤바람의 시원함이 퍼져 왔다. 나는 새롭게 알게 되었다. 한밤중에도 이렇게 세상이 잘 보인다는 것을! 어디선가 짜고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났다. 신진도 항구에 도착한 것이다. 밤바다..
200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