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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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의 풍경
2009.12.01 화요일 2교시에 있을 한자 인증 시험을 앞두고, 우리 반은 여느 때와 같이 쉬는 시간을 맞았다. 기말고사가 끝나서 긴장이 풀렸는지 한자 공부하는 아이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아니면 나만 빼고 모두 시험 준비를 마쳐서 자신에 넘쳐 있거나! 나는 문제지에 나온 한자 위에 손가락을 대어 덧써보다가, 아이들이 너무 자유롭고 신나게 노는 걸 보고, 나만 이러고 있는 게 잘못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일어서서 의자를 앞으로 밀어 넣고 교실 뒤로 걸어나간다. 원래 미술실이었던 우리 교실 뒷부분은 다른 반 교실보다 엄청 넓다. 그중 제일 오른쪽 구석 바닥에 처박히듯 털썩 주저앉는다. 나는 옷 뒤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벽에 기댄 자세로 느긋하게 앉아서 아이들이 노는..
2009.12.02 -
나의 오른발
2008.12.18 목요일 힘찬이 교실을 마치고 선생님께 인사하고 가려는 시간이었다. 나는 혼자서 줄넘기를 더해보려고 무심코 줄을 넘었는데, 갑자기 오른발이 미끄덩하면서 발등이 접어진 상태로, 그만 강당 바닥에 탕~ 엎어지고 말았다. "끄아악~!" 엄청난 괴성을 지르며, 오른발을 붙들고 덫에 걸린 짐승처럼 바닥을 뒹굴었다. "어떻게? 어떻게?" 하며 곧 아이들이 몰려들었고, 보건 선생님께서 보건실로 가서 상처부위를 보자고 하셨다. 경훈이와 새은이가 두팔을 붙들어주었다. 그러나 오른발이 땅에 닿으면 도려내는 것처럼 아파서, 걸음을 떼기가 어려웠다. 내가 끓는 소리를 내며 헉헉거리니까, 보다 못한 새은이가 나를 번쩍 등에 업고 보건실로 데려갔다. 선생님께서 스프레이를 뿌리고, 붕대를 감아주실 때, 나는 입을..
2008.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