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마 목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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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의 둘도 없는 친구
2008.05.21 수요일 이 이야기는 내가 책과 어떻게 만났고, 내가 책과 어떻게 친해졌으며, 지금은 어떤 관계인지 정리해 본 글이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읽은 책은, 아주 얇고 그림이 있는 짧은 동화책이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가을날의 단풍나무 사진처럼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있다. 내가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나, 햇살이 내리쬐는 아침에, 엄마는 책을 읽어주셨다. 나는 엄마 곁에 딱 붙어 구름 침대에 누운 기분으로 이야기를 듣다가, 잠이 들곤 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나는 이상하게도 친구가 없었다. 학교에 들어오면 책에서 읽은 것처럼 마음이 따뜻한 친구들을 만날 거라고 잔뜩 기대했는데, 막상 친구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책을 좋아해서 책에 나오는 인물들 이야기나, 대화를 흉내 내기 ..
2008.05.26 -
2007.10.27 말과 함께 달려요
2007.10.27 토요일 원당 서삼릉과 종마 목장 입구는 형제처럼 나란히 붙어있었다. 서삼릉 입구는 한산했고, 종마장 입구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넘쳐났다. 나는 여기까지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힘들게 걸어왔기에 또 사람들로 북적대는 종마장 입구를 보자 징그러워져서 서삼릉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아빠 엄마는 종마장이 더 좋다며 그리로 들어가버렸다. 하지만 나는 곧 종마장이 입장료를 받지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사람들 그늘을 따라다니며 힘겹게 걸어오르다 커다란 단풍 나무가 그늘을 드리워주는 벤치에 앉아서 좀 쉬고 나니 힘이 돌아왔다. 나는 영우랑 땅 바닥에 주저앉아 떨어진 단풍 나무 가지와 돌을 줏어 놀다가 "말을 보러 가자! 저기 백마도 있어!" 하고는 앞장 서 뛰었다. 울타리를 따라 언..
2007.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