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4)
-
물속을 걷다!
2009.07.09 목요일 오~ 이럴 수가! 세상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다니! 수업이 끝나고 학교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신으려던 나는, 엄청나게 내리는 비를 보고 순간 주춤하였다. 학교 밖은 우산을 써도 피할 수 없을 만큼 비가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었다.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늘 내내 멈추지 않고 쏟아졌고,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집은 괜찮나요? 혹시 떠내려가진 않았죠?" 나는 복도에 있는 학교 전화기로 집에 전화를 걸어 안전을 확인한 다음, 비와 맞서는 전사가 된 기분으로 학교를 나섰다. 교문으로 내려가는 언덕 위에서 보니 세상은 물바다였다. 도로, 인도 곳곳에 조금이라도 움푹 팬 자리는, 빗물이 흙탕물 호수처럼 고였고, 그 위로도 거친 빗물이 포봉 퐁 포봉~! 하고 운석처럼 ..
2009.07.11 -
반성합시다!
2008.10.24 금요일 5교시 쉬는 시간, 우리 반은 6교시 계발활동을 앞두고, 교실 이동을 준비하느라 한창 소란스러웠다. 갑자기 선생님께서 막대기로 책상을 탕탕 치셨다. "지금 우리 반이 너무 소란해요! 좀 조용히 합시다!" 하셨는데, 아이들은 그 말을 깡그리 무시하듯 계속 떠들었다. 거의 컴퓨터 게임 이야기거나, 사소한 말다툼, 시시한 잡담이었는데, 마치 헬리콥터가 이륙할 때처럼 엄청난 소음이, 교실 안을 꽉 메웠다. 요 몇 주 전부터 계속 그랬다. 우리 반은 다 좋은데, 너무 시끄럽게 떠든다.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들으면 우리 반 떠드는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다. 어떨 땐 수업 시간에도 수업 내용과 관계없는 이야기를 꽥꽥거리듯 떠드는 몇몇 아이들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내..
2008.10.27 -
꿈과 그늘의 섬, 선재도
2008.07.27 일요일 오늘 우리는 대부도에 갔다가 쨍하고 개인 하늘 아래 선재도라는 섬을 발견했다. 마침 바닷길이 갈라져 있어 선재도까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걸어가고 나오는 것이었다. 선재도로 들어가는 길은 모래밭과 갯벌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우리는 갯벌로 돌아 들어갔다. 갯벌 입구는 거의 단단한 땅이었고, 작은 게들도 많이 돌아다녔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질퍽한 진흙땅이어서, 발이 푹푹 빠지고 작은 물고기와 소라게들이 많았다. 나는 질퍽한 갯벌을 늪지대 정글이라고 생각하면서 철벅 철벅 신나게 뛰어다녔다. 갯벌을 벗어나니 실크로드 같은 부드러운 모랫길이 나왔다. 모랫길을 건너니 선재도에 다다랐고, 울퉁불퉁 바위 밭이 섬 아래를 둘러쌓고 있었다. 섬 위에 있는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워주어 사람들은 ..
2008.07.31 -
2006.08.05 홍합 따기
2006.08.05 토요일 우리는 어제 밤에 '꿈에그린' 펜션에 도착해서 오늘 연포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하였다. 해수욕을 마치자 갑자기 승민이 형아가 홍합 따러 가자고 했다. 우리는 샌달을 바닷물에 씻어 다시 신고 갯바위로 항했다. 회색 갯바위에는 홍합과 따개비들이 다닥 다닥 박혀 있었다. 그리고 물 웅덩이에는 가재와 말미잘도 살고 있었다. 승민이 형아가 무시하는 말투로 말했다. "갯바위에 붙어 있는 크고 입이 다물어져 있는 홍합을 따봐!" 나는 홍합을 찾으면서 여러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맨 손으로 홍합을 따려면 어느 정도 체력을 갖추어야 하고 갯바위나 껍질에 찔려 상처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승민이 형아 말대로 크고 입이 다물어져 있는 것을 찾아 보았다. 하지만 좀처럼 없었다. 그런데 한참 찾다..
200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