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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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시큼한 홍어의 맛
2011.04.16 토요일 컹~ 킁~! 콧속으로 병원의 소독약과 식초를 섞은듯한 미묘한 냄새가 전해져 왔다. 꼭 어릴 때 숨을 헐떡거리면서 심하게 울면 코끝에서 그런 냄새가 났던 것 같은데 말이다. 계속 맡고 있자니 머리가 조금 띵해져서, 나는 내콧가에 젓가락으로 집어 가져갔던 빨간색과 검은색이 섞인 홍어라는 살덩이를 내려놓았다. 오늘은 우리 외가가 오랜만에 다 모인 경축스러운 날이었다. 왜냐하면, 오늘이 바로 할머니께서 70번째 맞이하는 생신이기 때문이다. 8년 전, 할아버지의 칠순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해서, 엄마, 큰삼촌, 작은삼촌은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셨나 보다. 처음에는 뷔페 식당 같은 데서 잔치를 하려다가, 다시 계획이 바뀌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하려고 했다가, 할머니 취향에 맞지 않는 것 ..
2011.04.20 -
2006.12.03 결혼식
2006.12.03 토요일 오늘은 아빠의 친구 두 명이 41년 만에 결혼식을 하는 날이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머리를 빗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결혼식장으로 서둘러 출발했다. 차가 얼마나 막혔는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결혼식장에 가나?' 했다. 한 친구는 3시에 한 친구는 3시 반에 우리 가족은 쉴 새 없이 뛰어 다녔다. 두번째 친구 결혼식에서는 자리를 잡고 결혼식 하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천장과 벽에는 반짝거리는 보석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었고 목사님의 설교는 까다롭고 쩌렁 쩌렁 하였다. 오늘따라 강희 아저씨는 힘이 넘쳐 보였고 신부는 웨딩드레스가 거추장스러워도 괜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결혼을 하는 이유는 자손울 퍼뜨려 인간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2006.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