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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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9 선생님과 팔씨름
2007.06.19 화요일 2교시 쉬는 시간이었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자리에 앉으려는데, 컴퓨터가 있는 교탁 주위에 아이들이 우글우글 모여 들어있었다. 나는 뭔 일 났나? 하고 끼어들어 봤더니 선생님과 반 친구가 팔씨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끙 무너졌다. 선생님께서는 "어째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보다 팔씨름을 더 잘하는 것 같다." 하셨다. 그러다가 우리 반에서 제일 세다고 알려진 가람이가 선생님과 팔씨름을 겨루게 되었다. 처음엔 막상막하였다가 가람이가 이기려 하니까, 아이들이 "김 가람! 김 가람!" 하다가 선생님 쪽으로 기우니까 "선생님! 선생님!" 하고 외쳤다. 어떻게 팽팽하던지 선생님 이마에도 가람이 이마에도 산처럼 주름이 졌다. 결국 가람이가 지니까 아이들은 감히..
2007.06.19 -
2007.04.02 벚꽃
2007.04.02 월요일 아침 학교 가는 길, 아직은 쌀쌀하지만 날씨는 초롱초롱 맑았다. 우리 학교가 보이기 시작하는 언덕 길에 벚꽃 나무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오늘따라 동그란 별같은 벚꽃이 유난히 눈에 잘 들어왔다. 언제 이렇게 꽃을 피웠지? 연분홍 벚꽃 잎들이 나무 밑에 촘촘히 떨어졌다가 어떤 거는 바람을 타고 저 쪽 나무로 날아갔다. 아직 벚꽃이 안 핀 나무도 있었다. 하지만 꽃봉오리가 제법 크게 핀 것들이 있었는데 너무 탐스러워서 먹고 싶었다. 어떤 엄마가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벚꽃 나무 길을 천천히 걸어 갔다. 나는 벚꽃이 눈에 잠길 정도로 벚꽃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쳐다보고 있는데, 누군가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지존, 벚꽃 욜라 많이 폈네! 벚꽃 죽어라!" 이런 끔찍한..
2007.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