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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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와 알탕
2011.09.08. 목요일 뚜르긱~ 꼬르긱~ 꼭 작은 애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목, 아니 목 안이 간지럽다. 장미꽃 가시가 박힌 것처럼 따끔따끔 쓰라리기도 하다. 푸울훡~ 푸훌웍~! 기침을 한번 하면 온몸이 놀이기구를 타듯이 흔들린다. 코에는 축축하게 기분 나쁜 콧물이 가득 차서, 숨을 쉴 수가 없어 입을 헤~ 벌리고 있다. 콧물은 코가 헐 때까지 풀어도 나오지 않는데, 콧속에 마른 코가 보금자리를 틀었는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이다. 가끔 기침에 딸려 노란색 가래가 나온다. 아침에 먹었던 것들은 이미 토해, 지금쯤은 신 나는 배수관 여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눕기만 하면 땀이 뻘뻘 나고, 폭탄이 터지듯이 기침이 터져 나온다. 정말 폐에 구멍이라도 난 ..
2011.09.10 -
도둑맞은 핸드폰
도둑맞은 핸드폰 2011.03.16 수요일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 날씨는 맑은데 꽃샘추위 바람이 살을 엔다. 나는 마음이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마음속은 바짝바짝 타고 있고, 하늘은 무심하게도 이런 날을 골라 맑은 햇빛을 온 세상에 비춘다. 대문 앞에서 열쇠를 꽂아넣은 손이 덜덜 떨린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온몸이 으슬으슬 떨리면서 오금이 저린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범수와 동영이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문 앞이 보이는 언덕길을 오르고 있을 때였다. 나는 학교에 가져왔던 핸드폰에 다시 전원을 켜려고, 잠바 주머니 안에 손을 넣었다. 원래 우리 학교에선 핸드폰 사용 금지를 규칙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을 보니 핸드폰을 안 가지고 다니는 애는 드물었다. 학교 수업 시간엔 전원을 ..
201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