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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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맛조개
2009.07.25 토요일 우리 가족은 새벽에 서해안에 도착했다. 방학이라고 마주치기만 하면 다투는 영우와 나 때문에, 엄마는 많이 지치고 화가 나셨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서 지옥 훈련이다! 밥도 너희가 하고 각오해랏!" 마침 서해안은 휴가철을 맞이하여, 물고기 잡기와 조개잡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치고 조금 잔 다음,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조개를 잡으러 갯벌로 들어갔다. 나는 조개를 잡기 전에 바다를 느끼려고, 찰방찰방 물을 차고 들어가 발을 담갔다. 그러자 언젠가 먹어본 아이스크림 중에, 위는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이고 밑은 차갑지만 부드러운 가루 얼음이 깔린 아이스크림이 떠올랐다. 갯벌은 그 가루 얼음처럼 보송보송했다. 갯벌을 보드득 밟으며..
2009.07.28 -
2006.08.04 바다로 가는 밤길
2006.08.04 금요일 우리는 승민이 형아네 가족이랑 화성 휴게소에서 만나 서해안 신진도를 향해 달렸다. 그런데 밤에 만나는 바람에 너무 어두워진 밤길을 끝도없이 달렸다. 서산 톨게이트 지나 시골길로 접어드니 갑자기 무언가 달라졌다. 밤 하늘에 별이 잘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하나, 둘 아니 수백개가 촘촘촘 빛나고 있었다. 시골 길을 계속 달릴 때 보이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개구리 울음 소리가 우리를 따라 왔다. 그리고 나무들이 춤추는 것처럼 바람에 구부러져 있었다. 나는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보았다. 온몸 속으로 밤바람의 시원함이 퍼져 왔다. 나는 새롭게 알게 되었다. 한밤중에도 이렇게 세상이 잘 보인다는 것을! 어디선가 짜고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났다. 신진도 항구에 도착한 것이다. 밤바다..
2006.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