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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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깎는 날
2010.06 15 화요일 나는 평소에 머리 자르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머리카락이 어깨에 올때까지 기르겠다고 언제나 아빠, 엄마에게 벼르듯이 말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길러서 어디에 쓰지? 더 덥기만 하고. 껌이 달라붙을 지도 몰라! 생각해보니 내가 도대체 왜 머리를 기르자고 고집했을까?' 예전에 나는 머리를 기른 사람 중에, 멋진 사람을 몇몇 본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꼭 머리를 길러야만 멋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대머리여도 멋있는 사람이 있듯이! 그래서 바람도 맞을 겸, 내킨 김에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 우리 자전거 타고, 머리 자르러가요!" 말했다. 지금까지 나는 엄마, 아빠가 강제로 끌고가지 않으면, 절대 머리를 자른다고 스스로 말한..
2010.06.16 -
2006.11.29 첫눈
2006.11.29 수요일 나는 오늘 첫눈이 내린지도 모르고 대문을 나섰다.그런데 학교 가는 길에 공원에 풀들이 온통 창백하고 희끗희끗 하였다.나는 아직도 잠이 덜 깨어 풀들이 얼어버린 줄 알았다. 가다가 성혁이를 만났다. "성혁아,오늘 풀들이 많이 얼었지?" 하니까 "야,눈이 온거야.몰랐냐?"하고 성혁이가 말해 주었다. 그래서 다시 둘러 보니 트랙도 꽁꽁 얼어 있었고,고인 물도 얼어 붙어 그 위에 흰눈이 쌓여 있었고, 하수구에서도 물 흘르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들판은 전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나뭇가지 위에 새둥지 위에도 샴푸 거품처럼 흰눈이 쌓여 있었다. 나는 잠을 완전히 털어내고 '으음,이제 진짜 겨울이로군!'하면서 학교를 향해 입김을 한 번 불고는 힘차게 걸어 갔다.
200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