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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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플라이를 보고
2009.02.01 일요일 영우랑 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상하게 극장 안은 텅 비어 있었지만, 나는 이 영화가 참 맘에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놀라거나, 신이 나서 팔짝팔짝 뛰거나, 심장이 불타오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소리없는 웃음이 술술 새어나왔다. 이 영화는 나비 수집가 줄리앙 할아버지와, 이웃에 사는 8살 난 여자 아이 엘자가, 이자벨이라는 보기 어려운 나비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여행 내내 고집스런 나비 할아버지와 호기심 많은 엘자의 대화가 끊임없이 흐르고, 그 뒤로 부드러운 산맥과 바람에 춤을 추는 초록색 풀들이 달력 그림처럼 따라다닌다. 나는 줄리앙과 엘자의 대화에 귀가 즐거웠고, 나비 찾아 떠난 아름다운 산 풍경에 눈이 젖었다. 엘자는 너무 어려서 말도 ..
2009.02.03 -
어느 돌고래의 생일 잔치
2008.08.07 목요일 오후 1시, 뚜룰루룰루룰 인터폰 소리가 울렸다. 나는 허둥지둥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문이 열리고 치타가 들어오더니 한쪽 손으로는 벽을 짚고, 다른 한쪽 손은 축 늘어뜨린 채 숨을 헐떡거리며, 고개를 조금 숙이고 "돌고래야, 생일 축하해~" 하고 간신히 말했다. 치타는 시간 약속을 지키려고 아침 일찍 학원에 가서 오늘 해야 할 과제를 한꺼번에 몰아서 빨리 풀고 오느라 무지 힘들었다고 하며 계속 숨을 몰아 내쉬었다. 숨을 돌린 치타는 마루에 앉아 "이거 되게 좋은 거야~ 하면 할수록 머리가 좋아져!" 하며 나무 퍼즐 선물을 꺼내 보였다. 나는 피라미드처럼 멋진 나무 퍼즐을 보며 우와~! 하고 입이 벌어졌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다른 친구들이 오지 않아 나는 점점 초조해지..
2008.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