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2)
-
날 쓸어줘!
2010.06.09 수요일 나에게는 얼마 전에 새로운 1인 1역이 생겼다. 1인 1역은, 교실에서 한 사람이 한 구역을 맡아 일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분리수거, 우유 가져오기, 칠판 지우기, 선생님 심부름하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나는 원래 6학년 시작부터 분리수거라는 일을 세 번 잇달아 하였다. 얼핏 들으면 어려운 일 같지만, 사실은 1주일에 한 번 또는, 2주일에 한 번 콧노래를 부르며 친구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쓰레기 봉지를 분리 수거장에 퐁~ 내려놓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위, 바위, 보에 져서 2분단 청소를 하게 되었다. 1주일 내내! 나는 사실 청소가 그다지 싫지는 않다. 난 조금 지저분하지만 신기하게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려고 마음먹으면, 작은 먼지라도 용납이..
2010.06.10 -
정신없는 방학식
2009.07.17 금요일 선생님께서 방학을 맞이하여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교육 동영상을 보여주시는데, 그걸 주의 깊게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반 전체가 앞뒤 사람, 옆 사람과 섞여서 떠들고, 심지어는 일어서서 떠들었다. 그 소리가 합쳐져서 "에붸뢰붸~ 와워워워~ 쁘지지~" 꼭 외계인 소리 같기도 하고, 라디오 주파수가 잘못 잡힐 때 생기는 잡음처럼 교실 안을 꽉 메웠다. 한참 안전사고 수칙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는, 난데없이 "저 집 핫도그 맛있어! 빨리 방학이 왔으면~!" 하는 말소리가 튀어나오기도 했다. 교실 벽에 걸린 시계는 고장 났고, 우리 반은 스피커가 없어서 쉬는 시간 종소리가, 아이들 떠드는 소리에 묻혀 가물가물하였다. 앞뒤사람과 전화번호를 받아적고, 집에서 싸온 푸짐한 간식을 먹..
200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