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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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 모깃불을 피워요!
2009.07.25 토요일 밤이 되자 텐트촌은 모기들이 나타나 시끄러웠다. 텐트촌 관리 아저씨가 가르쳐준 방식대로, 여기저기서 모깃불을 피우느라 바빠졌다. 나도 아저씨를 따라다니며 모기불 피우는 법을 익혔다. 텐트촌 가장자리에, 마른 소나무 잔가지가 짚더미처럼 수북이 쌓여 있는 데가 있다. 우리는 거기서 소나무 잔가지를 한 아름 주워들었다. 아빠는 우리 텐트 앞마당에 흙을, 꽃삽으로 싹싹 파서 둥근 구덩이를 만드셨다. 우리는 그 구덩이에 소나무 잔가지들을 넣었다. 그런 다음 아빠는 권총같이 생긴 화염 방사기의 끝을 잔가지에 겨냥하고 방아쇠를 딱~ 당겼다. 불은 한 번에 나오지 않고, 몇 번을 딱딱딱딱 하니까, 기다란 총 끝에서 시퍼런 불이 튀어나와 소나무 잔가지들을 감쌌다. 소나무 잔가지들에 불이 붙기 ..
2009.07.29 -
서바이벌 게임 - 상우의 야영일기 1탄
2009.05.27 수요일 나는 내 손에 쥐어진 총을 양손으로 꽉 붙잡았다. '흐으음~ 후우우~!' 헬멧 안에서 내 숨소리가 인공호흡기로 호흡하는 것처럼 거칠게 울렸다. 나는 맨 끝에 서서, 계속 숨을 몰아쉬며 교관 선생님과 아이들의 행렬을 따랐다. 우리는 소나무 숲에서 총을 쏘기 위해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나갔다. 세상에 총을 쏴보다니! 비록 페인트 탄을 쏘는 거였지만, 어릴 때부터 장난감 총도 별로 쏴본 적이 없어서 긴장감이 내 몸을 조여왔다. 두쿵두쿵 공룡 발걸음 같은 내 심장 소리가 새어나가, 행여 교관님 귀에 들려서 핀잔이라도 들을까 조마조마하였다. 제법 깊게 들어오자 교관 선생님은, 아까 연습한 대로 "멈춰!" 하셨다. 우리가 멈추자 교관 선생님은 눈살을 찌푸려 얼굴에 주름을 굳게 잡고, "우..
2009.06.01 -
더위 날리는 물총놀이
2008.07.31 목요일 오후 6시쯤 나랑 영우, 예민이와 석희는, 예민이 집 앞에 모여 물총놀이를 시작하였다. 우리 넷은 동시에 손바닥을 위아래로 아무거나 내서, 같은 면을 낸 사람끼리 짝을 지었다. 석희와 짝이 된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집에서 생수병에 담아온 수돗물을 물총 물탱크에 가득 채웠다. 나는 다리를 벌리고 엉덩이를 조금 뒤로 빼서 등을 곧게 펴고, 두 손을 앞으로 쭉 내밀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내 작은 물총에서 코브라가 독을 쏘듯 짜릿하게 '촤아' 하고 가는 물줄기가 앞으로 터져 나왔다. 영우와 같은 편이 된 예민이는, "영우가 우리보다 훨씬 어리니, 내가 항복하기 전까지 절대로 영우를 쏘지 말라!"고 부탁하였고, 그래서 우리는 예민이에게만 물총을 쏘았다. 처음 물총이 발사됐을 ..
200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