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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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여행을 앞두고
2014.08.06 수요일 '여행'이란 두 글자는 얼마나 오랜만에 써보는 단어인가? 언젠가부터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걸 좋아하는 나의 내향성과 어디 놀러 가기에는 부담이 되는 우리 집의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몇 년간 여행이란 단어를 써 볼 기회가 없었다. 지난 7월 말, 친할아버지, 할머니 생신 때 대구에 내려갔다가, 생신 축하하는 자리에서 할아버지는 당장 전화로 중국행 비행기를 예약하셨다. 할아버지께서 우리 가족 네 명과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 총 여섯 가족의 북경여행을 예약 상담하는 동안 나는 그 옆에서 기분이 얼떨떨했었다. 할아버지는 우리 가족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시는 데다 그 고민과 애증을 항상 격한 말투로 풀어내셔서 듣고 있자면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2014.08.06 -
현장 학습 가는 날
2009.04.24 금요일 나는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학교에서 경기도 용인 민속촌으로 현장 학습을 가는 날이라, 아침 7시 20분까지 운동장에 모이기로 하였다. 얼마나 설레었는지 가방과 돗자리를 메고 집을 나설 땐, 세상 속으로 빨려드는 것처럼 짜릿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처럼 '아, 정말 멋진 체험이구나!'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아쉬운 점 1. 현장 학습을 갈 때, 버스 안은 내가 너무 큰 건지, 버스 좌석이 작은 건 지, 2시간가량 묶여 있기는 너무나 힘들었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습기가 많아 꿉꿉하고, 아이들은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완전히 해적선 안에서 포로로 잡혀 있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려고 고개를 돌리면, 척박한 공사현장과, 우중충한 구름이 습기 가득한 빨래같이 ..
2009.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