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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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합창
2011.07.15 금요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우리 1학년 4반은 배화 여자중학교 강당으로 모여 에 나갔다. "아아아아~!" 소리가 한데 모여, 꼭 눈의 결정을 이루는 것처럼 아름다운 소리가 내 귀를 가볍게 울렸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와 우리 반 아이들의 사기는 점점 떨어졌다. 담임 선생님께서 음악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학교 대회와 지역 예선도 걸치지 않고, 1주일간 연습해서 나가게 된 대회였다. 그런데 아이들은 합창대회에 나가기 싫어했고, 선생님께 "왜 우리 의사는 물어보지 않으셨어요?"라고 항의하는 아이도 있었다. 대회도 얼마 안 남아 연습을 빼먹는 아이들도 많았고, 남은 아이들도 열심히 연습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선생님도, 아이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꼴찌인 것은 당연하고, 망신만 당하지..
2011.07.16 -
TED 광화문, 무대에 서다!
2010.11.06 토요일 꿈만 같던 TEDx 광화문 행사가 끝났다. "사회복지 THE 상상해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올린 이번 무대는, 나에게 소중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멋진 무대에서 처음 해보는 연설이라 얼떨떨했는데, 많은 어른이 칭찬을 해주셨다. 나는 행사 시작 전, 무대에서 김현 사회복지사님과 엄마와 몇몇 관계자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리허설을 하였다. 나는 이란 제목으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다. 나는 원고를 보면대 위에 놓고, 마이크를 잡고서 넘기며 읽었는데 뭔가 조금 불편하였다. 본 무대에서는 귀에 꼽는 마이크를 사용하기로 했다. 리허설하는 동안, 나는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계속 말을 버벅거리면서, 관객이 있을 객석을 향해 눈도 돌리지 못했다. 조명은 너무..
2010.11.08 -
2007.03.10 리허설
2007.03.10 토요일 오늘은 내가 손꼽아 기다리던 우리 피아노 학원 연주회 날이다. 우리는 저녁 7시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기 위해 토당동 청소년 수련관으로 대이동을 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준비된 연주복으로 갈아 입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뒷부분이 길고 날개처럼 갈라진 검정 양복을 입으니 지휘자가 된 것 같아 으쓱했다. 원래는 연주자들만 앉는 지정석이 있는데 너무 들떠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원장 선생님께 걸려서 원장 선생님 옆에 서서 리허설을 구경했다. 집에서 오디오로 음악을 들은 적은 많지만 직접 연주하는 사람들 앞에서 들은 적은 드물었기에 기분이 달랐다. 비록 작은 음악 학원 학생들의 연주이지만 일류 피아니스트들에게 듣는 것 같았다. 내가 칠 때는 지금까지 연습해 온 게 허무하지 않도록 온 힘..
2007.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