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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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은 싫어!
2009.11.05 목요일 이른 저녁 아빠와 상가 병원에 갔다가, 상가 2층 식당에서 뼈 해장국을 먹었다. 그런데 밥을 다 먹었을 때쯤 갑자기 잔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잔기침을 없애는 데는,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된다고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났다. 그래서 나는 눈앞에 보이는 반찬 그릇에 담긴 파란 고추 중에, 내 셋째 손가락만 한 크기의 제일 작은 고추를 하나 집어들었다. 이제 된장에 푹 찍어서 한입 뿌드득~ 베어 물었는데, 그 순간은 푸릇푸릇한 고추가 맛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씹으면 씹을수록 뭔가 맛이 쓰고 이상했다. 난 속으로 '애걔걔, 내가 벌써 12살인데 겨우 이런 고추 하나를 못먹나?' 하며 더욱더 꽈직꽈직~ 씹어먹었다. 쓴맛이 점점 매운맛으로 변하더니, 그냥 매운 게 아니라 혀가 잘리는..
2009.11.07 -
2006.10.06 대구의 냄새
2006.10.06 목요일 우리 가족은 어제 밤에 친할아버지댁인 대구에 도착하였다.잠에서 깨어 보니 오전 여섯시 십오분이었다.창밖에 하늘은 아직 연한 남색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주 특이한 냄새가 났다.그냄새는 아주 고소하고 느긋한 냄새였다.나는 그냄새를 찾아 나섰다.그리고 부엌에서 찾아냈다. 그것은 부엌 한 귀퉁이 항아리에 담겨 있는 싯누런 콩이었다.우리 할머니가 맛있는 된장을 담그려고 푹 익혀둔,방금 눈 따끈따끈한 똥같은 콩이었다.나는 그냄새를 느긋하게 맡아 보았다.
200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