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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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와의 대화
2009.08.16 일요일 우리 가족은 아빠 친구, 동규 아저씨 가족을 만나, 중국 요리집으로 들어갔다. 동규 아저씨가 우리가 대구에 온 기념으로 맛난 것을 사주셨다. 우리는 신이 나서 떠들며 가족석으로 줄줄이 들어갔다. 나는 영우와 나란히 앉고, 나랑 나이가 같은 친구 은지와, 은지 동생 민재는 맞은 편에 앉아 자리를 잡았다. 낮에는 할아버지 생신이라 한식을 배불리 먹었는데, 저녁엔 중국 음식이라~ '이거 오늘 땡 잡았군!' 하면서 팔보채, 탕수육, 자장면을 쩌접쩌접 먹었다. 그중 자장면이 제일 맛있어서, 나는 후루룩~ 씹지도 않고 넘겼다. 엄마가 나와 은지에게 자꾸 대화를 나눠보라고 하셨지만, 우린 그럴 때마다 안녕? 응~ 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영우는 마주 앉은 민재에게 툭툭 장난을 치며 먹었고, ..
2009.08.19 -
달팽이와 수업하는 아이들
2008.05.29 목요일 3교시 체육 시간이 끝나고 중앙 화단에서 실내화를 갈아 신는데, 화단 풀숲 여기저기에서 달팽이가 보였다. 실내화를 갈아신던 아이들은 달팽이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 올리기도 하고, 만져보기도 하였다. 달팽이를 자세히 보니, 조그만 게 귀엽기도 하고, 툭 튀어나온 까만 눈에 뭔가 닿으면, 눈을 살 속으로 집어넣었다가, 다시 쑥 나오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제각기 달팽이를 몰래몰래 교실로 가져갔다. 수업 시간 내내 아이들은 달팽이를 나름대로 보관하며 수업을 들었는데, 나는 그 모습이 신기하여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떤 아이는 언제 준비했는지, 커다란 병뚜껑에 휴지를 깔고, 물을 적셔 그 위에 풀잎을 몇 장 얹어, 달팽이를 올려놓았다. 또 어떤 아이는 책상 위에..
2008.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