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공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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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내리는 눈
2010.03.10 수요일 "후아~!" 도저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파트 현관 밖의 풍경은 말 그대로 하얀 나라였다. 지금까지 나는 '이제 겨울은 끝났어! 지긋지긋한 눈이여! 이제 다음 겨울까지는 안녕!'하고 생각하며 완전히 봄을 맞은 기분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눈이 하룻밤 사이에 아무 데나 밟기만 해도, 허벅지까지 푹푹 빠질 정도로 내리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학교 갈 길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도 제대로 된 길이 있기는 하였다. 앞서 간 사람들이 만들어 논 발자국 길, 계곡 사이 흐르는 작은 계곡 같은 길은, 그나마 눈을 밟지 않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방이 엄청난 눈이 쌓인 상태에서, 그 사이 작은 길로 그것도 미끄러운 길로 다니는 것은, 공중 줄타기처..
2010.03.11 -
처음 먹어본 술
2009.01.25 일요일 오전 내내 엄마와 고모가 설날 제사상에 차릴 음식을 만드시고 나서, 점심 시간이 되었다. 어른들은 밥상을 차리고, 마지막으로 정수기 물통만큼 커다란 유리병을 어디선가 꺼내왔다. 그리고 그 안에 가득 담긴 진보라색 포도주를, 삼각주 모양의 폭이 좁은 투명한 컵에 조금씩 따라, 각자 밥상 위에 올려놓았다. 할머니의 식사 기도가 끝나고, 어른들은 '짜작!' 소리 나게 건배하고 포도주를 한 모금씩 마셨다. 나는 포도주의 진한 보랏빛에 자꾸 마음이 끌렸다. 포도 주스처럼 달고 시원한 맛이 날 것 같았다. 바로 내 옆에 앉은 엄마 포도주 잔을 보며 자꾸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뜻밖에 할아버지께서 "상우도 한 번 마셔 봐! 이다음에 술도 마실 줄 알아야 혀." 하시는 거였다. 나는 "네, ..
2009.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