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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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귀한 손님
2010.01.09 일요일 교과부에 송고할 기사를 작성하려고 서울 국립과학관을 찾았다. 마침 할머니도 컴퓨터를 배우는데 숙제라며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하셔서 함께 길을 나섰다. 엄마랑 할머니랑 나는 갈 때는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올 때는 버스를 탔다. 우리는 취재를 마치고 뿌듯한 기분으로, 과학관 앞에서 파는 붕어빵을 와작와작 과자 먹듯이 씹어먹었다. 너무 뜨거워 여기저기 팥을 떨어뜨리면서! 그리고 성대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기다리던 272번 버스는 곧 도착하였고, 우리는 버스 안으로 발을 동동거리며 쏙 들어갔다. 버스는 출퇴근 시간도 아니었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할머니는 운전기사 아저씨 뒤편 셋째 자리에 앉으시고, 나와 엄마는 할머니 앞에 서서 덜컹거리는 버스와 함께 휘청거리면서 갔..
2011.01.13 -
2006.01.12 광어
2006.01.12 목요일 우리는 소래포구에 있는 회 가게에서 회를 한마리 떴다. 회 가게 아줌마는 물고기 자르는 전용 칼을 들더니 광어를 도마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칼을 더 높이 들고 정확하게 아가미 부분을 겨냥해 내리쳤다.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나는 칼을 맞은 충격에 얼굴만이 펄떡이는 모습이 끔찍하고 불쌍했다. 하지만 광어는 워낙 멍청해서 자기 자신이 잘린 걸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다음 아줌마는 몸통의 양살을 잽싸게 발라내었다. 영우와 나는 그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보았다. 나는 불쌍한 마음과 충격적이면서 신기한 마음이 엇갈렸다. 내가 이 다음에 커서 바다 낚시를 하게 된다면 왠지 광어는 잡고 싶지 않을 것 같다.
2006.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