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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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에서 잠들기는 어려워!
2010.12.03 금요일 어제 난 처음으로 외박하였다. 기말고사도 끝났으니 우리 반 지호네 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했는데, 엄마는 안된다고 그러셨고 아빠는 된다고 그러셨다. 내가 지호네 집에서 잔다고 하니까 은철이도 엄마한테 허락을 받아서, 우리는 셋이 같이 자게 되어 뛸 듯이 기뻤다. 지호와 은철이는 학교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한정거장 거리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산다. 지호네 집에서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영화를 보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지호집의 수많은 카드를 모아서 카드 게임을 하고, 지호네 엄마가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저녁을 먹는 시간은 꼭 빠르게 흐르는 강물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어느새 창밖이 진한 블랙커피 색깔처럼 어두워지고, 우리는 마루에 깔린 이부자리에 누웠다. 그런데..
2010.12.04 -
2007.10.13 워터피아에서 미아 되기
2007.10.13 토요일 부천 는 크게 유수풀과 파도풀로 나뉘었다. 들어서자마자 한 가운데에 말 그대로 파도처럼 물결치는 파도풀이 거대한 해변처럼 넘실넘실 펼쳐져 있었고, 파도풀 양 옆으로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온 것처럼 유수풀이 이어져 있었다. 파도풀을 보자마자 영우와 나는 준비 체조도 잊은 채, 자석에 끌려가듯 파도풀 속으로 텀벙 뛰어들었다. 나는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다가 내친 김에 유수풀을 따라 한 바퀴 돌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튜브를 끼고 철퍼덕 철퍼덕 정신없이 헤엄쳐 가는데, 뒤에서 엄마와 영우가 "상우야! 같이 가! 너만 혼자 가면 어떡해?", "형아! 나랑 같이 가!" 하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엄마는 나에게 영우를 맡기고 먼저 한 바퀴 돌고 있으라고 하고는 아빠에게로 가셨다. 그래서 영우와..
2007.10.13 -
2007.03.06 자연의 아름다움
2007.03.06 화요일 오늘은 학교에서 자연의 아름다움 표현하기를 2교시부터 3교시까지 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었냐면 자연의 모습이 있는 사진을 몇 장 준비하고 선생님이 좀 작은 종이를 나누어 주시면, 그 종이를 반으로 접어 다시 펴서 왼쪽에는 자연 사진을 풀로 붙이고, 오른쪽에는 왼쪽에 있는 자연 사진을 똑같이 그리지 말고 선과 삼각형이나 사각형, 또는 육각형 같은 도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나는 노랗고 빛나는 나무들이 강물에 비추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꺼내놓고, 금색 싸인펜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나뭇잎은 원기둥에 원을 주렁주렁 달아놓은 기분으로 그리다가 금색이 아까워서 노랑색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강은 풍경이 밤이라서 은은한 보라색으로 그렸다. 친구들이 거의 다 그리자 선생님은 친구들 그림을 보..
2007.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