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러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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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깎는 날
2010.06 15 화요일 나는 평소에 머리 자르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머리카락이 어깨에 올때까지 기르겠다고 언제나 아빠, 엄마에게 벼르듯이 말하고는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머리를 길러서 어디에 쓰지? 더 덥기만 하고. 껌이 달라붙을 지도 몰라! 생각해보니 내가 도대체 왜 머리를 기르자고 고집했을까?' 예전에 나는 머리를 기른 사람 중에, 멋진 사람을 몇몇 본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꼭 머리를 길러야만 멋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대머리여도 멋있는 사람이 있듯이! 그래서 바람도 맞을 겸, 내킨 김에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 우리 자전거 타고, 머리 자르러가요!" 말했다. 지금까지 나는 엄마, 아빠가 강제로 끌고가지 않으면, 절대 머리를 자른다고 스스로 말한..
2010.06.16 -
정글 소년 이발하기
2008.01.08 화요일 아빠와 나는 오랜만에 남성 전용 미용실 의 문을 힘차게 열고 들어갔다. 주인 할머니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아빠가 "저는 됐고요, 애를 좀 잘라주려고요. 머리를 길르려고 하는데, 너무 길어서 눈을 찌르네요. 앞머리하고 옆머리를 다듬었으면 좋겠네요." 하고 자세히 부탁하셨다. 나는 이발하면서 예전처럼 간지러움을 못 참고 웃음보를 터뜨리면 어떡하나 걱정하며 무심코 가운데 의자에 앉았다. 미용사 아주머니께서 "아냐, 세 번째 자리에 앉아라." 하시면서 내 목에 넓은 보자기를 두르고 가위와 빗을 가져 왔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가위 모양으로 만들어 내 머리카락을 한 움큼씩 집어들고 가위로 한 번에 샥 잘라내었다. 창꼬치가 사냥을 할 때 한 번에 작은 물고기를 빨리 삼켜버리는 것처럼. 나..
2008.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