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눈물

2010. 5. 26. 09:00일기

<하늘의 눈물>
2010.05.24 월요일

지금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엊그제 저녁부터 내리던 비가, 아직도 하늘을 깜깜하게 덮어버리고 있다. 꼭 1년 전 돌아가신 그분을 애도하듯이 말이다.

어린 손녀 딸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에 반항이라도 하듯, 개구쟁이 옆집 할아버지처럼 푸근하게 웃어주고, 나이 어린 학생에게도 진심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셨던 그분!

그분을 잃고 나서야 후회하며, 온 국민이 오늘 내리는 비처럼 펑펑 울었던 날이 바로 1년 전이다. 그날, 세상에 지진이 난 것처럼 충격적인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던 그날! 내가 처음으로 아빠의 눈물을 보았던 날이었다.

아! 사실 나는 그분이 대통령이었을 땐, 너무 꼬맹이였다. 그래서 그냥 인상 좋은 대통령 아저씨로만 생각했었다. 내가 어릴 적 투표장에 엄마, 아빠를 따라가서 투표하는 것을 보았을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자 엄마, 아빠는 좋은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기뻐하셨다.

그의 임기 내내 나는, 언제나 좋은 사람만이 대통령으로 뽑히는 거로 생각했다. 권위 없고 가식 없는 노무현 대통령을 보고 말이다. 그리고 그가 돌아가셨다. 1년 전 그를 그렇게도 따르던 국민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늘에 오색 채운을 남기고 떠나가셨다. 나는 그분을 어려서 잘 몰랐는데도, 마치 절친한 친구처럼 그립다.

노무현 대통령은 불의에 용감하게 맞서 싸우셨지만, 힘없는 자에게는 친구처럼 눈높이를 낮추어주는 대통령이었다는 걸 안다. 나는 그게 목에 걸린 것처럼 답답하고 억울하다. 왜 세상은 그런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 길가에 나무들은 푸른 잎을 살랑거리며 '정치 개혁'을 외치는 것 같고, 돌들도 일어나 말을 하려는 것 같고, 하늘에서는 비로 눈물을 흘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 같다.

하늘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