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15 나의 첫 해돋이

2007. 8. 15. 00:00일기

<해돋이>
2007.08.15 수요일

나는 지금 하조대 해수욕장 바다 앞 모래 사장에 돗자리를 펴고 뜨는 해를 보려고 앉아있다. 지금 시각은 새벽 4시 30분이다. 내가 지금 이 시간에 여기 이렇게 있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중요한 건 내가 태어난 지 10년만에 처음으로 해돋이를 본다는 것이다. 그것도 광복절을 맞이하여!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잔뜩 낀 구름 끝 사이가 차츰차츰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발 밑의 파도가 무서웠다. 검은 파도가 집어삼킬듯이 거세게 몰아쳤기 때문이다. 그 파도 속에서 거대한 고래라도 솟아올라 나를 덮칠까 봐 조마조마했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해를 보려고 모여있었다.

어느 새 구름 전체가 붉게 물들었고 순식간에 온 바다가 핓빛으로 물들었다.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갑자기 저 수평선 끝에서 무언가 볼록 빨갛게 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난 혹시 저게 UFO가 아닐까 멈칫했다.

그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공 모양의 붉은 해였다. 얼마나 붉던지 세상의 모든 구름도 바다도 섬도 사람도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그 지글거리는 불판같은 태양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심판의 날이 이런 것일까?

내 마음 속에도 태양의 뜨거운 기운이 파고 들어 꿈틀꿈틀 무언가 강하게 솟구쳤고, 코와 귀에서도 열기가 뿜어져 나갔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의 첫 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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