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게임 - 상우의 야영일기 1탄

2009. 6. 1. 08:58일기

<서바이벌 게임 - 상우의 야영일기 1탄>
2009.05.27 수요일

나는 내 손에 쥐어진 총을 양손으로 꽉 붙잡았다. '흐으음~ 후우우~!' 헬멧 안에서 내 숨소리가 인공호흡기로 호흡하는 것처럼 거칠게 울렸다.

나는 맨 끝에 서서, 계속 숨을 몰아쉬며 교관 선생님과 아이들의 행렬을 따랐다. 우리는 소나무 숲에서 총을 쏘기 위해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나갔다.

세상에 총을 쏴보다니! 비록 페인트 탄을 쏘는 거였지만, 어릴 때부터 장난감 총도 별로 쏴본 적이 없어서 긴장감이 내 몸을 조여왔다. 두쿵두쿵 공룡 발걸음 같은 내 심장 소리가 새어나가, 행여 교관님 귀에 들려서 핀잔이라도 들을까 조마조마하였다.

제법 깊게 들어오자 교관 선생님은, 아까 연습한 대로 "멈춰!" 하셨다. 우리가 멈추자 교관 선생님은 눈살을 찌푸려 얼굴에 주름을 굳게 잡고, "우향우!" 하셨다. 우리는 발소리도 딱딱 맞아떨어지게 몸을 오른쪽 소나무가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렸다. 교관 선생님께서는 쩌렁쩌렁 굵은 목소리로 "사격 준비!" 하셨다.

우리는 모두 총 끝을 왼쪽 어깨에 대고, 왼손으로 방아쇠 당길 준비를 하고, 오른손으로 총알 나가는 구멍 조금 뒤에 있는, 앞으로 당겼다가 뒤로 미는 것(이름을 잘 모르겠지만)을 잡았다. 교관 선생님께서 고래가 울부짖는 것 같은 어마어마한 목소리로 "사격 개시!" 외쳤다. 여러 곳에서 곧 "탕 타다당!" 하는 소리가 났지만, 내 총에서는 페인트 탄이 나가지 않았다. 나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하며 총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여러 곳을 쑤셔 보았다. 바로 내 옆에 사진 찍는 카메라맨 아저씨가 있어서 나는 더 부끄러웠다.

다시 한번 앞으로 당겼다가 뒤로 미는 것을 움직이니, 이번에는 제대로 "처그덕 칙~" 소리가 나며 방아쇠가 팽팽해졌다. 나는 방아쇠를 힘차게 눌렀다. "타앙~" 소리에 놀라 나는 뒤로 흠칫 물러났다. 내가 쏜 총알은 가까운 소나무 줄기에 맞으며 노란 물감을 푹~ 터뜨렸다. 그렇게 해서 계속 두 발 세 발 총쏘기는 계속 되었다. 하지만, 쏠 때마다 소나무가 아플 거라는 상상이 들어 괴로웠다. 그래서 자꾸 저건 소나무가 아니라, 내 마음에 있는 욕심, 허영심, 미움, 이기심, 이런 꼴 사나운 것들이야! 하고 중얼거리며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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