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시험 결과

2010. 5. 1. 09:00일기

<빗나간 시험 결과>
2010.04.29 목요일

오늘 아침 눈뜨자마자 번쩍! 하고 든 생각은 '시험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였다. 학교 가는 길에도 기대, 혹시나 모를 걱정, 성취감에 애드벌룬 같이 부풀어서, 둥실둥실 붕 뜬 기분으로 걸었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아서 휘파람 소리를 유후후, 유후후~ 흉내 내며, 다리를 높이 들고 걸었다. 일 년에 네 번, 언제나 시험 다음 날의 긴장감은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처럼 존재한다.

사실 그 시간은 시험 준비를 열심히 한 아이에게는 기대를, 시험 준비를 안 한 아이에게는 지옥 같은 기다림의 시간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제 시험지를 받아든 순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초등학교 6학년의 시험에서, 올백을 받아보고 싶다는 야망이 생기는 것이었다.

나는 이번에 나름대로 준비를 했고, 100% 온 힘을 다했다고 볼 순 없지만, 여유로운 마음으로 공부했기에 결과를 기대했다. 난 언제나 그랬듯이 학교 돌아와서 오후 잠도 자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상도 어지럽게 해놓고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자신감은 넘쳤다. 선생님께서 하신 수업 내용을 잘 들어서 문제집을 풀 때마다, 좋아하는 영화의 대사를 아는 것처럼, 생생하고 기분 좋게 공부할 수 있었다. 학교에 도착해서도 과연 선생님께서, 오늘 성적을 알려주실지, 안 알려주실지 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나는 왼쪽 오른쪽 눈을 굴리며 선생님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책상 위 싹 비우고, 남자 번호 순으로 나오세요!" 드디어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교실에서는, 탄성과 신음이 흘러나왔다. 어떤 애는 반갑다는 듯이 양손을 들고, 어떤 애는 머리를 손으로 탁! 치며 괴로워했다. 선생님께서는 4과목 시험지를 동시에 나누어주셨다. 나는 내 차례가 되자 후덜후덜 떨려왔고, 시험지를 받고도 볼까 말까? 볼까 말까?를 망설였다.

그런데 시험지를 확인한 순간,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올백에의 꿈은 깨어지고, 과학 한 과목 100점으로 만족해야 했다. 역시 실수로 덜렁대는 바람에 틀린 문제도 3개나 되었다. 이놈의 왕덜렁증은 언제나 고쳐질까? 어제 엄마에게 이번에 올백도 노려볼 만하다고 큰소리친 게 무안하게 되었다. 으~ 발길이 무거웠다. 점수는 그렇다 쳐도 실수한 게 마음에 남아 생선가시처럼 걸렸다.

올백을 향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