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그늘의 섬, 선재도

2008. 7. 31. 15:31일기

<꿈과 그늘의 섬, 선재도>
2008.07.27 일요일

오늘 우리는 대부도에 갔다가 쨍하고 개인 하늘 아래 선재도라는 섬을 발견했다. 마침 바닷길이 갈라져 있어 선재도까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걸어가고 나오는 것이었다.

선재도로 들어가는 길은 모래밭과 갯벌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우리는 갯벌로 돌아 들어갔다. 갯벌 입구는 거의 단단한 땅이었고, 작은 게들도 많이 돌아다녔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질퍽한 진흙땅이어서, 발이 푹푹 빠지고 작은 물고기와 소라게들이 많았다.

나는 질퍽한 갯벌을 늪지대 정글이라고 생각하면서 철벅 철벅 신나게 뛰어다녔다. 갯벌을 벗어나니 실크로드 같은 부드러운 모랫길이 나왔다. 모랫길을 건너니 선재도에 다다랐고, 울퉁불퉁 바위 밭이 섬 아래를 둘러쌓고 있었다.

섬 위에 있는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워주어 사람들은 바위 위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갯바람을 쐬었다. 우리도 조심조심 바위 밭을 건너 섬 안쪽으로 들어갔는데, 내 집게 손가락만 한 벌레가 내 발보다 빨리 바위를 샤샤샥 넘어다녔다.

바위 밭을 넘으니 섬 앞에는 넓은 갯벌이 깔려 있었다. 아빠가 "아빠, 엄마는 바위 위에서 쉬고 있을 테니 너희는 마음대로 놀아라!" 하셨다. 우리는 신이 나서 잽싸게 갯벌로 가 자리를 잡고 주저앉았다.

거기서는 바닷물이 조금씩 흘러들어서 진흙에 물길이 생겼고, 물길 사이로 소라게나 내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 퐁퐁 뛰놀고 있었다. 그러다 물살에 휩쓸려 손바닥만 한 웅덩이에 빠지는 녀석들도 있었는데, 곧 다시 헤엄쳐 올라 나왔다.

나는 그걸 지켜보다가 등껍질이 길고 뾰족한 소라게 한 마리를 집어서 갯벌 위에 올려놓았는데, 소라게가 머리와 팔을 내밀고 진흙을 파서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나는 우와~ 하며 진흙 속으로 거의 다 기어들어간 소라게를 다시 집어올려 물길에 놓아주었다.

그러다가 굴러다니는 굴 껍데기을 하나 주워서 물고기를 잡으려고 뒤에서 살살 다가갔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작은 물고기는 '퐁' 튀어서 '쉬리릭~' 도망을 쳤다. 달팽이 한 마리를 잡아 아빠에게 보여드렸더니 그건 고동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선재도 그늘이 드리운 갯벌에서 머리를 숙이고, 여름을 다 보낼 것처럼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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