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잡는 모험

2009. 7. 21. 09:00일기

<잠을 잡는 모험>
2009.07.19 일요일

이것은 지난밤, 내가 겪은 잠에 관한 흥미있는 이야기다. 나는 전에부터 잠들기 직전, 우리의 의식이 어떤 변화를 겪으며 잠드는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나는 큰맘 먹고 잠자리에 들면서, 잠을 추적해보았다.

밤 1시쯤, 온몸의 감각을 풀고 이불을 배까지 끌어올려 덮은 다음,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기를 한참이 지났다. 나는 서서히 머릿속에 있는 여러 가지 방에 전깃불을 끄고, 가장 중앙 큰 방에 전깃불만 제일 약하게 틀어놓았다.

그러자 내 머릿속은, 어두운 우주에 아주 작은 별 하나가 가까스로 빛을 내듯이 가늘고 희미해졌다. 나는 계속 그런 상태로 간당간당하게 의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가끔, 감은 눈 속에 또 하나의 실눈을 뜨고, 이 몽롱한 상태를 '어리어리 몽롱롱' 상태라고 이름 붙여야겠어! 하고 중얼거렸다.

그러나 계속되는 이 상태는 지루하고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잠을 추적하는 모험을 마치려고 마지막 남은 머릿속 큰방의 불을 꺼버리려 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거인이 성큼성큼 나타나, 내 몸을 올라타고 앉아 짓누르는 것처럼 답답해졌다. 또 거대한 뱀이 내 온몸을 칭칭 감고 꽉 조이는 것처럼 숨이 막혔다.

그런 다음, 머릿속에서 누군가가 축구공을 이리저리 탕탕탕~ 차대는 것처럼 어지럽더니, 급기야는 어떤 손이 내 코를 꽉 움켜쥔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는 갑자기 한꺼번에 몰아닥친 변화에 너무 놀라, 있는 힘을 다해 두 손을 허공으로 휘저으며, 내 머릿속 방들의 전깃불을 다시 다 켰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아 후~하고 숨을 내쉬며 이마에 난 땀을 훔치고, 잔기침을 몇 번 클름클름 한 다음, '이제 됐어~ 편안히 자자!' 생각하고 다시 누웠다. 그리고는 등의 힘을 쫙 빼고 소금이 따뜻한 물에 녹아내리듯, 스르르~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잠을 잡는 모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