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6 월요일
오늘은 센이가 우리 집에 온 지도 꼭 한 달하고 처음 맞는 날이다. 뭐라 말할 수 있을까? 도대체 뭐라고 말하면 속 시원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센이는 죽었다! 조금 감상적으로 말하면, '센이는 좋은 곳에 가서 잘살고 있어.'가 되는 데 말이다.
센이는 죽었다! 지금은 오후 2시 43분이고, 할머니가 소리치신 것은 2시 30분 정도이다. "센이가 죽었나부다~!" 하고 아래층에서 할머니께서 소리치시는 게 들렸다. 순간적으로 나는 나의 오른팔로 왼팔을 세게 잡아 뜯었다. 꿈인가 하고 말이다.
바로 10분 전까지 나와 우유로 만든 개뼈를 가지고 놀던 센이가 죽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무슨 목숨이 지푸라기도 아니고, 얼마 전까지 건강하게 살아서 팔팔 날뛰던 센이가 죽다니? 불길한 생각이 온몸을 벼락처럼 내리쳤다. 그동안 센이의 모습들이 내 머릿속에 삭 떠오르더니 그 다음에는... 센이가 힘없이 쓰러져서 내가 아무리 쓰다듬어도 깨어나지 않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급한 마음에 아래로 다다다다~ 뛰어 내려갔다.
무언가 처참한 상황을 생각했던 나는 아래층 마루에서 흐느끼고 있는 할머니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하고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건강하던 센이가 급성 암으로 죽을 리는 없고, 집 안에는 딱히 머리 같은 것을 부딪쳐도 죽을 만큼 딱딱한 게 없다. 그때 내 머릿속에 팍 떠오르는 단어, 교통사고! 나는 차에 치이는 사고에는 익숙하지 못하다. 한 번도 경험하거나 본 적,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마 설마 했는데, 그 다음 순간 할머니 입에서 나온 말씀은 "센이가 차에 치였어!"였다.
나는 순간 쓰러지지 않기 위해 다리에 온 힘을 집중하여야 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아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센이는 바로 10분 전까지 내 옆에서 내 손을 물고 핥았는데, 그렇게 순식간에 센이를 다시 볼 수 없게 되다니?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센이가 죽기 10분 전, 나는 마당에서 센이와 놀다 방으로 들어갔고, 2분쯤 후에 할머니가 대문을 열고 나가 쓰레기를 버리고 텃밭에 물을 주셨다. 그때 센이가 같이 따라나왔고, 할머니는 평소에도 잘 나다니지만, 주인이 없는 곳까지는 가지 않는 녀석이라 가만히 놔두셨는데, 그사이에 그만 사고가 난 것이다.
할머니가 정신없이 센이를 찾아 나섰는데 이미 때는 늦었다. 도로에서 차에 치인 센이를 누가 끌어다가 도로변으로 옮겨놓았지만, 센이는 머리를 크게 부딪쳐 죽었다고 한다. 할머니의 연락을 받은 삼촌이 허겁지겁 뛰어오셔서, 센이를 박스에 담아서 병원으로 데려가셨다. 센이의 마지막 모습은 행복하게 웃으며 갸르릉거리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차마 센이의 시체는 보지 않았지만, 센이가 치었던 도로에는 아직도 핏자국이 선명하다. 너무나도 허무하다. 센이가 온 지 1달하고 1일째, 태어난 지는 81일째에 이렇게 순식간에 다시 만날 수 없게 되다니...
이제 냉장고에 싸여 있는 우유 뼈다귀와 2포대의 개 사료, 화장실의 개 샴푸와 개용 브러쉬와 밥그릇, 물통과 목줄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 센이가 즐겨 먹던 우유 뼈다귀를 꺼내서 먹어보았다. 사실 아무 맛도 나지 않고 향만 조금 우유 향이 났다. 개 사료도 먹어보았다. 맛은 진짜 끔찍했지만, 센이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빠져 미친 듯이 한 움큼을 다 먹었다. 센이가 하던 것처럼 우유 뼈다귀를 꽉 물어서 고개를 마구 흔들기도 하고 힘껏 물어뜯었다. 하지만, 그래도 센이는 살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센이야, 집에 올 때도 박스에 담겨져오더니, 집을 나갈 때도 박스에 실려나가는구나!
센이처럼 영특한 진돗개를 넓은 들판에서 마음껏 뛰게 하지 못한 채 좁은 마당에서 키우고, 진짜 음식 대신 사료를 먹이고, 더 많은 시간, 센이와 추억을 쌓지 못한 사실에 가슴이 미어지고 마음이 무너진다. 센이는 내가 언제나 학교에서 힘들고 지칠 때 집으로 돌아오면, 먼저 내가 오는 것을 알고 꼬리를 쩔래쩔래 흔들며 달려들어 반가워했고 내게 활짝 웃음을 주었는데, 나는 센이에게 아무것도 준 것이 없이 그냥 보내야 하다니 너무 미안하다. 하느님, 죄 없는 센이를 왜 이렇게 빨리 데려가시나요? 나는 자전거를 타고 나가 땅이 꺼지도록 울었다. 한달 동안 내 곁에서 살다간 천사, 센이야! 널 어떻게 보내니? 다시는 도시에서 개를 키우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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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정들었던 쎈이와 이별을 했군요.
불현듯 35년전에 교통사고로 그자리에서 숨진 나의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내가 25세 어머니가 45세였지요.
상우의 마음이 무척 아프고 안타깝겠지만
쎈이의 운명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죽음은 돌이킬수없는 일이기에 단념을 하게 합니다.
우리 아들들에게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없어요.
그게 내겐 참 큰 공허감입니다. 맏딸인 내게는 친정이 없는 셈이지요.-
상우
모과님, 감사합니다!
센이를 잃은 것도 슬프지만, 모과님이 젊었을 때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으셨다니,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이 먹먹합니다.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셨을까요? 저는 상상도 하기 힘듭니다. 더구나 모과님의 밝은 얼굴을 생각하면 더 충격이 큽니다.
모과님 말씀대로 세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음을 알고 극복하겠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어서 슬프지만, 센이는 제가 참으로 사랑했으므로 제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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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랑카랑샘
에구... 우리 상우 마음이 너무 슬프겠구나
사람이든 동물이든 떠나보내는 것 너무나 힘든일이지.
샘도 상우일기 보면서 눈물이 나네.
많이 슬퍼하고 이겨내렴..-
상우
선생님, 무더운 날씨에 잘 지내셨나요?
세니가 죽고, 저도 죽은 듯이 한동안 마음의 방황을 했어요.
아무리 잊으려고 해도 그리워서 눈물이 나고, 미안해서 눈물이 나고 잊은 척 하면서도 마음 속으론 세니를 찾아 먼길을 방황했어요.
하느님을 원망도 했어요.
그래도 최근에서야 다시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 너무나 양주가 그리워요.
선생님과 다정했던 초등학교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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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dog
+ 권상우군 안녕하세요?
MBC 슈퍼블로거 방영중인것을 보다가 들어와봤어요
자신만의 집을 짓고 아름다운 언어로 일깨움하는 아침 정원을 만난것 같아요
그림을 그려넣는 착상이 압권이겠어요
상우군 팬들이 많아지겠어요
따뜻한 표정,, 웃음 가득한 표정이 조금 아쉽네요?!
강아지로 인한 아픔때문에 잠시 웃음을 참고있는것일까요???
순수하면서도 큰 마음을 지닐수 있는 좋은 글밭을 일궈가기를 바랍니다
무더운 여름.. 씩씩하게요.. 건강하게요 _()_ -
정유리
상우님..
하늘로 간 제 친구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납니다.
상우님 심정 이해해요.
전 초등학교때 병아리를 키운뒤로 20년째 닭을 못먹어요.
친구 먹는거 같아서요ㅠ
파워블로그라는 프로를 통해
상우님 알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자주 놀러올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