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7 수요일
"대두대두대두대두데~!" 수업종이 오늘따라 더 크게 울리고, 학부모님들이 교실 뒤로 들어오셔서 한 줄로 나란히 쭉~ 섰다. 오늘은 2학기 마지막 공개 수업을 하는 날이다. 선생님께서 "오늘 수업할 것과 관련된 영상을 좀 준비해 왔답니다!" 하는 말씀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때까지도 보이지 않으셨다. 나는 오늘 아침에 엄마가 꼭 오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도 오지 않으셔서 걱정이 조금 되었다. 하지만, 아직 수업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조금 있으면 오실 거야! 생각했다.
선생님께서는 오늘 수업에 지난번에 숙제로 내주셨던 <가족 면담하기> 학습지를 바탕으로, 말하기. 듣기. 쓰기 54쪽! 가족을 면담하고 글을 써서 발표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런데 나는 그 학습지를 잃어버려 숙제를 못 했고, 음~ 어떻게 써야 할 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선생님께서 준비해온 동영상을 틀어주셨다. 그 동영상의 내용은 주로 나를 사랑하고 키워주시는 부모님에 대한 감동이 뭉클한 이야기였다.
그 중 인상 깊었던 하나는, 아기 때부터 나이가 점점 들면서 부모님께서 해주시는 따뜻한 말들을 좋은 음악과 함께 자막으로 보여준 영상이었다. 그리고 끝에는 "내 걱정은 말아라!" 하는 파마머리 아주머니가 나오셨다. 아주머니는 너무 추워 입에서 김이 나올 정도의 날씨에, 옷도 가볍게 입고 국을 떠서 팔고 계셨다. 그런 아주머니의 모습이, 꼭 자신보다 자식을 더 챙기는 부모의 모습을 말해주는 듯하여 가슴이 아프고 찡하였다.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이제는 오셨겠지!' 생각하며 뒤를 슬쩍 돌아보았다. 며칠 전 엄마가 새벽에 내가 기침으로 콜록콜록 거리며 고통스러워 할 때, 꼭 기다렸다는 듯이 말도 없이 일어나 나에게 따뜻하게 데운 보리 물을 먹여주시고, 엄마도 감기 기운에 졸리면서도 손힘이 빠질 때까지 나를 어루만지고, 내가 겨우 잠이 들 때까지 쓸어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엄마를 다시 찾았다. 그러나 학부모의 수는 늘어났어도,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새 수업은 10분 정도가 지났지만, 엄마는 아직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슬슬 초조해졌다. 사고가 나신 것은 아닐까? 머리에서 땀이 흘러내려 내 목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왠지 엄마가 없으니 울컥해서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크게 한번 숨을 쉬고 눈가를 옷소매로 훔쳤다. '그래, 그냥 지하철이 좀 늦는 거겠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수업을 계속하였다. 그런데 가족이 나에게 바라는 점을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쓰는 순서가 왔다. 나는 엄마의 입장에서 편지글을 한번 써보았다. 그런데 엄마의 입장에서 글을 쓰다 보니, 엄마에게 미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고, 엄마가 너무나도 보고 싶어졌다!
수업은 이미 반 이상이 지나갔다. 엄마는 안 오셔도 괜찮지만, 혹시 사고라도 난 것은 아닌지 영문을 몰라 속이 끓었다. 그런데 그렇게 답답하고 슬픈 마음으로 글을 쓰다 보니, 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슬슬 글을 잘 풀어나갔다. 그리고 글을 다 썼을 때는 내 뒤에서, 엄마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면서 "미안해, 지하철이 너무 늦게와서...!" 속삭이셨다. 나는 엄마가 온 걸 알고 갑자기 온몸에 힘이 났다. 그리고는 손을 힘차게 들어 첫 타자로 교탁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가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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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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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
에구~ 효자는요?
아직 엄마 속을 너무 많이 썩이는 걸요!
오늘 아침에는 추위를 막을 모자가 하나도 없어서, 엄마가 찾느라 허둥대셨는데요, 제 신발주머니에서 하나, 가방에서 하나, 잠바 주머니에서 두개, 마스크가 두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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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상우군!! 대견하네요 ^^ 이횽은 그냥 안오면 안온가 보다 하고 심드렁하고말았을텐데
어머님 걱정까지 하구! 기특하기로해라~-
상우
좋은 주말 보내셨나요?
엄마가 큰병을 앓고 나셨기 때문에 어딜 가시던 걱정이 된답니다.
그런데 불닭님, 블로그 복귀 하셨네요!
불닭님의 화려한 재기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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