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4 수요일
오늘은 이틀간에 걸친 '국가 학업 성취도 평가'가 끝나는 날이다. 석희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는 길, 나는 석희에게 "오늘 학업 성취도 평가 어떻게 됐냐?" 하고 물었다.
"음, 몇 문제 빼고는 그다지 어렵지 않더라고!", "그래? 나는 어려운 게 하나도 없었는데?", "그야 너는 막판에 문제집을 사서 공부를 했잖아!", "흠~ 우리 석희씨는 학원을 몇 개나 다니지?" 우리는 서로 약 올리듯 말했다.
그러다 문득 기말고사도 끝났는데, 도대체 이런 학업 성취도 평가를 보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정말로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굳이 학교별로 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을까? 사실 학업 성취도 평가의 의미 자체는 좋은 것 같다. 어느 시험이 그렇듯, 지금의 자기 실력을 판단하고 잘하는 부분은 유지하고, 못하는 부분은 보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들 사이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별 성적을 매기고 등수를 매겨서 아이들의 경쟁심을 더욱 자극해, 그 속에서 떨어져 나온 아이는 점점 더 자신감과 의욕을 잃을 뿐인 건, 불 보듯 뻔한 일일 텐데! 어른들은 왜 우리에게 그런 걸 강요하는 걸까? 난 시험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스스로 확인하는 절차라고 생각한다. 실력은 실수를 거듭하고 점점 쌓이고 쌓여서 나무처럼 자라는 것이므로, 꼭 점수를 높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실 등수를 매기더라도 사회적으로 이해해주고 평등하게 대해주면 전혀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점수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학교에 다니면 끔찍하지 않을까? 고등학생들에게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을 물어보면 서슴없이 대답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는 점수와 대학이 장래를 결정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직업은 공무원, 의사, 변호사 등이 있다고 하는데, 나도 거기에 내 꿈이 포함 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어서라는 목적이 다가 아니다.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다. 나의 꿈은 내가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데, 고깟 점수 때문에 압박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석희야?", "응?", "일제고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뭐, 그냥 중간에 하는 놀이?", "상위권이 아닌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글쎄..."
"과연 일제고사가 모두에게 좋은 역할을 해줄까? 학교 간의 경쟁에 기름을 붓는 것이 아닐까?", "그런 것 같아." 석희는 고개를 살짝 숙여,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석희는 나와 헤어질 때 이렇게 말하였다. "그래도 우리가 공부를 많이 해서, 이런 걸 바꾸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석희는 뭔가 생각에 잠긴 듯이, 오른팔을 턱에다 갖다 대고 왼팔로 뒷짐을 지며 걸어갔다. 나는 저 태양을 응시하며 보폭을 크게 하고, 손을 휘이히~ 저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성공과 점수만을 위한 교육이 다가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다. 이 세상을 뒤흔들고 싶다!
|
|
|
|
|
- 4줄짜리 칭찬일기로 가족愛에 눈뜨다 // Edu&Story 2010/07/15 10:39 [Del]
- 태터앤미디어의 생각 // tattermedia's me2DAY 2010/07/15 16:18 [Del]
-
모과
상우처럼 초등학교때 뛰어난 성적을 내던 아들에게 나는 늘 등수보다는 점수에 도전하라고 가르쳐 주었어요. 이번에 평균 99점을 받았는데 실수로 2문제 다 틀렸다면 다음에는 실수를 조심하라고 .....초등학교에 다닐때 친구들이 대학을 졸업을 하고 다 다른일들을 하고 있어요. 참고로 제 아들들은 32,30세 입니다. 초등,중고등학교 동창들이 각분야에서 다 일하게 되지요.
몇등이 목표가 되면 친구가 다 적이 되고 스트레스 엄청 받습니다.
상우는 문가 되고 싶은게 확실하게 있나 본데 그 목적을 이루려면 무슨과를가야 하고 , 졸업후에 더 발전하려면 OO 대학을 가는게 좋고 대학중에서 어느대학에 가는게 상우에게 좋은지 중,고등학교에 가면서 점점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생을 외롭지 않게 살아 가려면 다양한 분야에 좋은 친구가 많아야 합니다.
상우는 친구관께도 잘하고 잇는 것같아요. 할머니가 교육에 대래서 주로 글을 쓰니까 상우의 글이 참 재미있고 관심이 가요.^^ -
-
-
샤인그린
상우가 고등학생이에요, 초등학생이에요? 학생아닌것 같다고 느끼지만..
순수한 학생의 생각이 너무 조숙해서 헷갈리네요 -
-
-
-
호빵밭의 파수꾼
정말, 초등학생이 이런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요?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우님이 초등학생이시라면 아무래도 월반하셔야 할 것 같아요! -
-
아저씨
지진이 일어나나 싶어서 와 봤더니, 상우님이 세상을 뒤흔들고 계셨군요... :-)
글을 읽고 너무 감격해서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T.T -
-
cheimonas
일제고사를 가장 반대할 사람들은 교사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사교육에 많이 기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제고사가 실시되면 자동적으로 학교간의 교수능력이 평가가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학부모들은 당연히 내 자식의 시험성적도 다른 학교의 학생들에 비해 어떤지 알고싶어하지만, 내 자녀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의 수준은 어떤가 그 결과가 궁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들은 원래 시험을 싫어하는 종족이니 넘어가겠습니다. 물론 사교육 때문에 빈부격차만 알게 된다느니 하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소득수준이 비슷한 곳과의 비교는 가능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솔직히 사교육이 일제고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크게 보고 있지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사회적인 이해가 중요한 것이지 일제고사 자체에는 사실 문제가 없습니다. 과도한 경쟁이 아이들간에, 혹은 부모간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일제고사는 과도한 경쟁을 야기할 뿐이니 없애야 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올바른 경쟁을 유도하고 동기부여를 해야하는 어른들의 사회적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일제고사는 내 옆자리 학생이 경쟁상대가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의 경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훌륭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막연히 아는 것과 실체를 접하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지요. 지식을 스스로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한 것이 시험이라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까요? 그것은 천재가 아닌 범인으로서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전에 안철수씨가 잠자리에 누웠다가 문득 “아, 이시간에도 지구 반대편의 내 경쟁자들은 열심히 새 지식을 익히고 새로운 것들을 개발하겠구나”하는 생각을 하니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공부했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경쟁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을 무조건 옳지 못한 것으로 몰아붙여서 아이들은 경쟁하지 말고 마음껏 놀면서 배운 것을 음미하는 정도로 족한거야, 라고 말하는 것은 학생으로서의 아이가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
-
완
교육의 목표가 재능을 찾고 그 재능의 사회적 가치를 찾아 자립하도록 도와주면 되는데
우리 교육에는 '자립'의 개념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서른아홉에 돌아보니
그렇다고 재능을 찾기위해 김연아선수와 신지애 선수처럼 엄마아빠가 올인하거나
이청용선수처럼 중학교 중퇴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것이 오늘날 한국에서 자녀의 재능을 발굴하려는 부모의 현실적 선택인 것 같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노량진 공시촌에서 피터지게 교원임용고시를 2~3년 준비해서 학교에 온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미래에 대해 무엇을 말 할 수 있을까? -
-
생각하는 꼴찌
외람된 질문이지만, 저희 동료들과 함께 이 글을 읽고 정말 초등학생이 쓴 글이 맞는지 서로 의아해 했답니다. 글 너무 잘 쓰셨어요. 자주 놀러올게요.^^
-
-
somigi0604
현재 사회는 시험점수를 요구하기에 학생들이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것을 따라주어야 한다는 것..저도 안타깝게 생각해요..하지만 가장 현실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은 역시 시험인 것 같아요.물론 시험보고 잊는다는 것,스트레스등의 여러 부작용과 역효과가 문제이지만.아 인간의 사는 방식은 정말 복잡해요 그렇지 않습니까?
중학교 올라와서 전교등수가 막 후퇴하네요
초등학교때 우리 도시에서 어느정도 하는 학교에서 모과씨 자녀분들처럼 이름 날렸었는데
너무 자만해 있었던 탓이었나봐요.
으허헝 더욱 발전해야되겠어요(그래서 몇달 동안 방문을 전혀 못 했답니다 용서를 구해요!)
상우님은 그러지 않을거라고 믿지만
이제 일년뒤면 저처럼 중학교 올라가잖습니까
그래서 그냥...뭐라고해야되지?
아무튼 상우군 화이팅!-
상우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몸살과 장염이 겹쳐서 일어나질 못했답니다.
공부를 그렇게 잘하셨었군요.
저도 제 주위에 있는 공부 잘하는 여학생들을 보면, 참 부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몸도 건강하게, 공부도 즐겁게 하시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