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3 화요일
오늘 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벗어 던지고, 바로 석희와 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바람이 차가왔지만 시원하고 부드럽게 느껴졌고, 하늘은 구름이 살짝살짝 끼어 보기 좋았다.
석희와 나는 딱따구리 문구점 앞에서 만나, 축구장에 가서 간단하게 축구를 하고 나서, 내 감기 때문에 같이 병원에 가기로 하였다. 우리가 병원에 가는 동안, 나는 엄마가 주신 만 원을 주머니 속에서 만지작 만지작거렸다.
이렇게 큰돈은 주머니 속에 넣고 나와본 적이 얼마 없어서, 꼭 보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석희와 걸어가기에도 화창하고 시원한 날씨였다. 석희와 나는 내일 있을 체력장과 얼마 뒤에 있을 중간고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병원까지 걸어갔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나는 엄마 없이 왔다는 생각에 들떠, 당당하게 접수하는 곳으로 걸어갔다. 막 앞에 사람이 접수를 끝낼 무렵, 나는 다시 한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았다. 그런데 주머니에서는 아무것도 집히지 않고, 그냥 텅 비어 있었다.
나는 병원 대기실 소파로 돌아와서, 석희에게 "맙소사! 주머니에 만 원이 없어!" 하고 소리를 질렀다. "뭐, 정말?" 석희가 어이없어했다. 석희와 나는 잠바를 털고, 속옷 주머니부터 겉옷 주머니, 엉덩이 주머니까지 확인해 보았지만, 결국 만원은 없었다. 돈을 잃어버린 것이다! 나는 한동안 충격을 받아 빙빙 돌다가, 석희가 "우리 한 번 왔던 길을 되돌아가 보자! 그러면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말해, 병원에서 나와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엘리베이터 바닥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밖으로 나와보니, 때마침 사람과 이 아파트 단지가 너무 크게 보여 '이 넓은 곳에서, 어떻게 내 만 원을 찾아! 수풀 더미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군!' 생각했다. 나는 내가 걸어왔던 과거를 되돌아간다는 마음으로 길을 걸으면서, 어지러울 정도로 고개를 흔들면서 만원을 찾았다. "그런데 만약 어떤 사람이 벌써 집어갔으면 어쩌지?" 하고 석희가 말하자,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는 듯하였다.
집에 가서 혼날 것이 생각났다. 화난 엄마의 표정과 아빠의 한숨 소리가, 눈앞에 영화 필름 지나가듯이 보이는 듯했다. 얼마 전에 읽은 '나의 산에서'라는 책에서처럼, 가출을 해서 산에 들어가 살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석희는 "아마 니가 핸드폰을 꺼낼 때 같이 떨어진 것 같아!"라고 말했다. 나는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끙 낑~거렸다. 바람이 힘차게 부는데도 땀이 나를 녹여버릴 듯이 뻘뻘 났다. 석희는 그런 나의 어깨를 두드리며 "찾을 수 있을 거야, 힘내자구!" 하였다.
나는 그러나 거의 포기한 채로, 마지막으로 석희집 앞 운동장 근처로 가보았다. 나는 너무 걱정이 되어 한숨만 쉬면서, 얼굴은 잔뜩 구기고 울먹거리면서 "엄마가 좀 그렇게 덜렁거리지 말라고 했을 때 고쳐야 했는데! 하느님, 제발!" 하고 탄식하였다. 그런데 그때 석희가 "어? 상우야, 저기 저 초록색 니 돈 아니야?" 하며 외쳤다. "저건 그냥 참새잖아!" 나는 잘 보지도 않고 그냥 힘없이 대답하였다. 그때 석희가 그 초록색 물체를 들어 올리면서 "이게 니 눈에는 참새로 보였니?" 하였다.
그것은 바로 나의 잃어버린 만원이었다! 할렐루야! 너무 기뻐서 순식간에 표정이 구겨진 종이가 확 펴지듯 펴졌다. 나는 그 만원을 이번에는 주머니에 넣고 지퍼를 꼭꼭 채우고, 석희에게 "정말 고마워! 너랑 같이 있지 않았더라면, 오늘 나는 우리 집에서 잠을 자지 못했을 거야!" 하였다. 석희는 웃으며 "그래, 나에게 고마워하라구!" 하였다. 다시 병원에 가는 길은 봄꽃이 드문드문 보이는, 봄날의 향기가 서서히 다가오는 그런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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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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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에렌
저도 이런적 정말 많아요!!
거의 다반사가 핸드폰이었죠...;;;;
그럴때면 엄마는 불 뿜는 드래곤 처럼 변신하곤 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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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igi0604
나도 돈이나 물건이나 잃어버린 경험은 많은데
한번도 다시 찾지 못하였던...
아무튼 돈 다시 찾아서 다행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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