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부 시간

Posted in 일기 // Posted at 2010/03/04 09:00
<첫 공부 시간>
2010.03.03 수요일

어제 나는 개학식을 마치고, 오늘 학교를 향해 토끼가 껑충 뛰어가듯이, 공기 위를 걷는 기분으로 걸었다.

이제는 따분하고 우울하고 스트레스 받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학교로 돌아온 것이 너무나 기뻤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제 처음 보았던 담임 선생님의 인상이 근엄하고 완고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편견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선생님께서는 1교시 말하기, 듣기, 쓰기 시간에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여러분, 선생님은 여기서 많이 떨어진 광주 광역시에서 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사실이 너무 두렵고 낯설게 느껴진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더 많이 웃어주고 잘 대해주고 싶은데, 선생님이 무서운 나머지 그게 잘 안되었어요!"

나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아하! 우리가 선생님을 무서워한 것처럼, 선생님도 우리를 낯설어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복도에서 아이들이 우글거리며 놀고 있을 때, 선생님의 등장은 마치 굳은 표정의 장학사처럼 딱딱해 보여서 가슴이 떨렸었는데, 괜히 겸연쩍어 웃음이 나왔다.

본격적인 수업 시간, 선생님의 말씀과 행동, 표정, 또각또각 소리 나는 분필 소리와, 대단히 빠른 속도로 글씨를 쓰시며 '네, 이제 이걸 이거에 곱해서 이렇게 하면 답이 나옵니다!' 하는 통쾌한 소리까지 몸에 전율이 날 정도로 짜릿함을 느끼며 공부했다. 내 몸은 오랜 겨울 방학에 지쳤고 공부에 굶주려 있어서, 나는 집어삼킬 듯 온 레이더를 가동시켜 수업을 쑥쑥 받아들였다.

살아있는 것이 행복했다. 양분을 집어삼켜 새싹이 돋는 이 느낌! 그런데 그 공부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반 아이들 모두가 나처럼 학교를 처음 다니는 기분이 된 듯,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수업을 들었다. 수업을 마치고 내가 뒷자리에 앉은 아이에게 "6학년이 되니까 공부가 더 재밌지 않니?" 하니까 "어~ 재밌는 거 같애!" 하고 웃었다.

첫 공부 시간

상우일기 - Sangwoo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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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ob

    하하하 재미있는 경험을 하셨네요 ㅎㅎ
    근데 저 그림 진짜로 일기에 적힌것같은 느낌을 주네요 하하
    말하면 형이 좀 기분나빠할수도 있겠지만 대박이에요 ㅎㅎ

  2. 꽁알샘.(상우담임)

    이게 선생님이야?
    상우 블러그가 유명하대서 샘이 한번 구경왔어요. 매번 상우 일기 읽으면서 재미있었는데 여기서 보니깐 느낌이 새롭네~

    • Favicon of http://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와, 정말 선생님 맞으세요?
      선생님, 이렇게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선생님 얼굴을 못그려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일기 열심히 쓸게요.

  3. 꽁알샘.(상우담임)

    충분히 예뻐요~^^ 고마워요^^

  4. tjsals5306

    아~6학년신가봐요ㅎㅎ인터넷 뉴스를 통해 들어왔는데~재미있어요^^

  5. Favicon of http://blog.naver.com/pinkrose11_ BlogIcon 류에렌

    저희 선생님은 남자분이세요~
    처음엔 무서운 선생님이신 줄 알았지만..
    선생님과 지내다 보니 착하시고 재미있으신 분이란걸 알았지요!
    저희 선생님은 27살이세요!~ 군대를 제대하고 바로 선생님을 하셨대요..
    우리선생님은 지금 전교에서 인기 짱 이랍니다!! 훈남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요!~

    • Favicon of http://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저도 4학년 때 남자 담임선생님이셨죠.
      지금은 전근을 가셔서, 그 선생님이 더 보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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