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8 금요일
나는 지난 1월 11일을 잊을 수가 없다. 그날은 엄마, 아빠가 성서 학당에 가는 날이기도 했고, 다른 때보다 일찍 출발하셨기에, 나는 동생과 놀 시간을 확보한 것에 이히히~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11시가 넘어서도 안 들어오시고, 아빠만 헐레벌떡 11시 30분이 조금 넘어서야 들어오셔서, 영우랑 외할머니댁에 가 있으라고 말씀하시고는 끔찍한 소식을 전해주셨다.
엄마가 아빠랑 나갔다가. 엄마가 팔과 입을 못 움직이시고 마비 증세를 보여, 응급실에 실려갔더니 뇌경색 병이 일어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영우랑 한밤중에 할머니 댁에 옮겨가 생활하게 되었고, 할머니 컴퓨터가 여의치 못해서 일기 글을 블로그에 올리지 못하게 되었다.
이튿날 내 방이 아닌. 할머니 집 거실 침대의 이불을 덮는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어제의 일이 떠오르면서 '아! 진짜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은 하루종일 머리가 복잡해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게 금세 다시 밤이 되었다. 밤이 돼서야 모든 생각이 정리되면서, 내가 엄마 속을 썩여서 엄마가 잘못하면 돌아가시게 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엄마를 다시 못 보면 어쩌지?' 하며 '흐흐꺼어' 울기만 했다. 엄마가 어릴 때 글쓰기를 가르쳐 주시면서 "마음속에서 터져 나오는 것을 그대로 쓰렴." 하는 말이 떠올라, 나는 넉 놓은 것처럼 밤새 울기만 하며 하룻밤을 지새웠다. 너무 울어서, 눈이 통실통실하게 살이 찐 복숭아처럼 부어서 스치기만 해도 아팠다.
나는 이튿날 최대한 울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무슨 말을 써야 할지 감도 안 잡히고 혼란스럽다. 내가 큰 죄를 지은 죄인 같고,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전화로 엄마 목소리를 듣고 안심은 했지만, 뇌경색으로 말을 더듬는 것을 보고,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다던 엄마의 꿈을 내가 망쳐버린 것 같았다.
'노먼 베쑨은 환자의 꿈을 지켜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엄마의 꿈을 오히려 망쳤으니 난 좋은 의사가 못될 거야!' 하는 생각에 또 쪼그라진 복숭아가 갑자기 물이 올라 터지듯이 눈물이 터졌다. 나는 피아노로 '울게 하소서'를 치는 것을 낙으로 삼아 하루를 보냈다. 엄마와 같이 보았던, 파리넬리가 부르는 '울게 하소서'를 들으니, 세상 모든 슬픔이 다 내 것인 것 같았다. 자꾸 무언가 고통이 응어리가 되어 쌓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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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터앤미디어의 생각 // tattermedia's me2DAY 2010/01/30 14:03 [Del]
- 서울비의 알림 // seoulrain's me2DAY 2010/01/30 14:37 [Del]
2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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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
늘 상우군의 일기를 받아보고 있던 독자에요. 현업 방송작가구요. 상우군의 일기를 받을때마다 와와.. 하고 감탄하면서 주변의 동료들에게도 '이것 봐. 우리도 이런 글을 써야 해' 라고 말하곤 했지요.
한동안 일기가 안오길래 무슨 일이 있나.. 했는데 오늘 일기를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다행히 차도가 있으시다니 참 잘됐네요.
그동안 한번도 댓글은 달지 않았지만, 상우군 일기와 글을 보며 부모님께서 얼마나 훌륭하신 분인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요.
어머니께서 갑자기 병에 걸리셨다니 얼마나 놀랐을지. 동생을 챙기느라 상우군이 힘든 기색도 잘 못보였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의젓한 상우군을 보며 어머니께서 더욱 빨리 쾌차하실 테니 힘내구요, 상우군 늘 가지고 있는 꿈처럼 나중에 좋~은 의사가 되서 이렇게 아픈 사람들을 꼭 낫게 해주는 사람이 되길 바래요.
어머니께 한 독자가 쾌차 기원한다고 전해주세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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