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이 된 그네

Posted in 일기 // Posted at 2009/10/12 09:00
<싸움이 된 그네>
2009.10.11 일요일

영우야! 어제 오후 공원 놀이터에서 그네 때문에 싸우다가, 아빠한테 걸려 매를 맞은 사건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서 이 편지를 쓴다.

그 놀이터에는 두 개의 그네 말고는 우리가 딱히 놀만 한 게 없었지. 그 조그만 그네에 아이들이 매달려 타고 놀았는데, 한번 타면 좀처럼 내려올 줄 몰라서, 우리는 줄을 서서 지겹게 기다려야 했지.

한참을 기다리다 한 아이가 그네에서 일어났고, 우리는 동시에 그네를 향해 뛰었지. 그야말로 가젤 같이 빠른 속도로 내가 먼저 그네 위에 탁 ~ 앉았을 때, 그네를 놓친 너는 씩씩거리며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았지. 너는 약이 올라서 "당장 비키지 않으면 이 돌로 때린다!" 하며 으름장을 놓고, 작은 나뭇가지를 주워 나를 향해 던졌지.

그러나 난 이미 그네타는 재미에 푹 빠져서, 네가 그러건 말건 계속 그네 줄을 잡고 누운 자세로 밀며, 발을 앞으로 쭉 뻗고 그네타기에 열중했다! 협박을 하다가 지친 너는, 그네 옆에 쭈그리고 앉아 "형아, 언제 내릴 거야?" 물어보았을 때, 나는 노래하듯 이렇게 대답했다. "내일~ 천 년 뒤에~ 개구리가 하늘을 나는 날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너는, 모래밭 위에 누워 뒹굴면서 빽빽 울며 "난, 언제 타냐구!" 소리를 지르더니, 드디어 벌떡 일어나 모래밭에 모래를 한 움큼 주어 나에게 뿌리는 것이 아니겠니? 그 모래 가루가 날아와 목쯤에서 푸쉬쉬~ 터지면서 내 눈과 입으로 마구 날려 들어왔다. 나는 카악 퉤~ 입안에 들어간 모래를 뱉어내고, 얼굴에 묻은 모래를 털어내고, 몸에 묻은 모래도 털어내고 너 잡히면 죽는다! 하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네에서 일어나려 하는데, 하필 그때 아빠가 나타나실 게 뭐란 말이냐?

아빠는 왜 항상 우리가 싸울 때만 악당처럼 등장하는 것이냐? 아빠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며, 너를 아무 데나 주먹으로 퍽~ 때리고 발로 엉덩이를 걷어차셨다. 그리고 나에게도 형이 되가지고 양보할 줄 모른다며 똑같은 주먹질이 돌아왔다. 나는 추가로 등을 세대 더 맞았지! 형이라는 이유로!

난 차오르는 분노를 누르지 못하고, 그동안 너를 동생이라는 이유로 참아주고 봐주고 용서한 나를 탓하며, 속으로 너를 하염없이 욕하면서 걷고 또 걸었다. 머릿속은 시커멓게 엉킨 거미줄이 내려앉고, '나쁜 새끼! 그걸 못 기다리냐? 버러지 같은~ 멍청이 녀석!' 하는 더러운 말들로 색칠했다. 걷다 보니 얼마나 화가 났는지, 손가락으로 불을 피워서 담배 피우는 시늉까지 하고 있더구나!

난 인생이란 육지가 보이지 않는 바다 같아! 하고 생각하며 막막하게 하늘을 보았다. 요즘 들어 네 형으로 태어난 게 이렇게 슬플 수가 없구나! 그런데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새 엄마 스카프를 몰래 가져와 망토 놀이를 하자며 날개처럼 목에 묶어달라는 너를 보니, 어이없게 눈물이 난다. 영우야, 도대체 넌 언제 철이 들래?

싸움이 된 그네


추신: 일기를 쓸 땐 너무 화가 났지만, 쓰다 보니 내가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동생에게 관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도 그렇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으면서, 동생을 미워한 게 부끄러워졌다. 그걸 깨달아서 이 일을 일기로 쓴 건 정말 잘한 것 같다!
상우일기 - Sangwoo Diary
http://blog.sangwoodiary.com/trackback/517 관련글 쓰기
  1. seob

    아 주먹으로 으 무섭다.
    또 영우가 그랬어요?
    나쁘네

    • Favicon of http://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오우, 이런~ 제가 쓴글이 너무 무서웠나요?
      우리 아빠는 그렇게 무서운 분이 아니랍니다.^^
      저도 말안듣고 고집부릴 땐 대단하고요.
      왠만해선 화를 잘 안내시는데, 그날 우리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해서 그러셨을거예요.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somigi0604 BlogIcon somigi0604

    어쩜 나랑 똑같다아아~
    난 언니랑오빠랑동생이있어요.
    언니는 23살이구 오빠는 25살이구 여동생은 11살이예요^^
    언니오빠는 미국으로 떠났지만 그전엔 우리 싸운다구 맨날 혼냈거든요 푸훗
    나이 차가 많이나서 제 2의 엄마아빠라구 할수있으니까...부모님께 한번 혼난 뒤에 언니오빠에게 또 혼나구 맞는것두 두번씩 아흑...서러워요
    이 누난 그냥 피해다녀요 동생이 나보다 슬프지만 힘이 쎄거덩요 흑
    피해다니면서 입에 차마 올리지 말아야 할 말을 입에 담는답니다
    어쩌겠어요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인데 저절로 용서가 되는 사람인데..
    그래도 어쩔떈 정말 호적에서 파내고 싶어요 흑..ㅠㅅㅠ

  3. jiwoo

    ㅎㅎㅎㅎㅎㅎㅎ 저랑 아~~~~~주 비슷하네요~~~~~ 그렇게 주먹질을 받지는 않았지만...

  4. 토마스 아퀴나스(최도영 초4)

    참 재미있고 그림 참 잘그리시네요!!!!!
    계속 방문 할게요!!!!

  5. 지은님

    그랬구나!!!!!!!!!!!!!!!!!! 나도 너와 비슷한 일이 있었어!!!!!!!!!!!!!!!!!!!!!!!!!!!! 휴휴휴!!!

  6. 김태훈

    저기 정말 재밌어요~
    상우일기 정말 재미 있군여~
    앞으로 더 좋은 그림과 글 부탁드려요

  7. 야구왕

    저도 그래요. 동생이 잘못해서 좀 혼냈는데 엄마는 저만 혼내고 동생은 엄마 뒤에 숨었어요.

  8. X버너광팬

    님아빠가무섭네여!!!
    발로엉덩이를차고..주먹질하고...덜덜

  9. 주희우

    나도 사소한일로 싸우다가 엄마에게 혼난적은 많지만 항상 엄마는 제 편이 되어주시고, 아빠도 항상 제 편이 되주세요.

  10. 최지원

    나도 여동생이랑 싸우다가 크게 혼난적이 있었는데... 정말 똑같다. 그렇게 맞지는 않았지만...

  11. indians

    정말 재미있어요!특히 이말이 내일~천년뒤에~개구리가 하늘을 날때까지

  12. jmyeosy(황의찬 초4)

    참 재미있고 그림도 잘 그리네요~
    당신은 나중에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

  13. 둠(김강민 초4)

    주먹질 완전 후덜덜 어쨋든 그림은 짱
    개속 방문 할게요

  14. happyha

    새로운 일기 좀 보고싶어요!~★☆

  15. sohwa5

    너무재미있게읽었다~~~~~~~~~

  16. geese99(김현중 초4)

    정말안됬네요~~~~
    그런데 정말 잼네요 ㅎㅎㅎ
    많이많이 방문할게요!

  17. 이동선

    정말 재미있네요. 나도 동생과 싸운적 있는데...

  18. 김진황

    아주 멋져요~~하나 더 만들어주세요!!!

  19. 노현승

    글씨 솜씨가 좋으시네요.그림도 실감나고...
    동생이랑은 그럴때가 자주 있을 거에요.
    제 사촌동생이랑 놀 때도 너무 싫은데...
    동생이면 오죽하겠어요?

  20. tiffany

    너도 화가 엄청 많이 났겠구나~~~
    나도 동생들 2명이 있어~~
    하지만 동생이랑 싸웠을때는 항상 나만 혼난다...
    그 이유는 내가 언니이기 때문이야~~~
    하지만 나는 내가 언니인걸 알고 있지만
    항상 화가 난다..
    아무리 동생이어도 그렇지...
    어떻게 항상 부모님들은 동생만 편들어 줄수있느건가????
    나는 동생보다 큰데....
    내 말은 들어 보지도 않고....
    힘내!!!!!
    나는 4학년이야!!!!!!!
    동생이 있어서 불편할때가 엄청 많아....
    힘내!!!!!!!!
    그리고 우리들은 소화초등학교 컴퓨터 쌤께서 블로그 알려주셨어....

  21. Guinness (정윤재 초4)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하지만 누가 알아요?
    앞으로 어떤 좋은 일이 기다릴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좋은 가족관계 이어가세요
    Break your leg~~
    (운 좋길 바랄게요)

  22. Jenny

    전 오빠가 있는데요 오빠가 많이 때려요 동생의 마음 좀 알아주세요..

  23. 나나

    동생이랑 싸우지마세요~~~~~~~!!!!!!

  24. chan

    형전초4에요 정말재미있게쓰셨네요⊙ㅁ⊙

  25. 임주성

    저도 누나랑 매일 싸우는데 가끔 엄마가 누나편을 들 때는 속상해요.(누나편을 들어주어서.)

    • Favicon of http://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아마 엄마가 누나편을 들어주실 땐, 누나에게 무례하게 굴었을 때 아닌가요?
      저의 경우가 그렇거든요~

  26. 꼬복이님

    똑같해.
    퍼팩트

  27. 이승현

    정말 재밌네요!
    더 좋은 글 부탁해요~!

  28. allie

    글솜씨가 정말 대단해요! 배울게 정말 많네요.

  29. 심현준(초4)

    아주 재미있군요. 다음에초 재미있는 일기를 많이 만들어 주세요.>.<

  30. 알풍

    전 언니가 그네를 타면 멀미 난다고 나만 타서 좋아요.
    상우도 그런 형제가 있었음 좋겠나요?*^^*
    (전 그네를 혼자타서 너~무 심심해요~ =..=;)

  31. 리드자재보미(한예으니)

    남동생 갖고싶었는데
    그게 아니였구나
    언니아님 남동생갖고싶은데..
    8살남동생!아님 16살언니(?)
    상우님 화이팅하세요ㅇ
    참고로 저동생

  32. Favicon of http://blog.naver.com/bluerobin108 BlogIcon 하백

    상우군 일기 읽고, 하나뿐인 남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 들었어요.
    어렸을 때, 순진한 동생을 많이 괴롭혔어요.
    지금은 잘해주려 해도 잘해줄 수가 없어요.
    이제는 다 컸다고, 대체 누구를 닮은 건지 성격이 아주 못되게 변해버렸거든요.
    착하고 마음이 여렸던 지난 날의 동생이 참 그립네요.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누구보다도 멋진 누나가 되어 줄 텐데!

    그런데,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매일매일 공책에 일기를 쓰고, 그것을 블로그로 옮기는 건가요?
    전 꾸준하게 일기 쓰기가 참 힘들어요.
    솔직해지기도 쉽지 않고, 완성된 일기도 어딘지 마음에 들지 않고,
    삐뚤삐뚤한 글씨도 참 못나 보이고 말이죠.
    아무튼 상우군은 정말 대단해요!* ^ ^ *

    • Favicon of http://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블로그를 처음 할때는 일기장에 연필로 일기를 쓰고, 그것을 일일이 타이핑 치는 인고의 세월을 거쳤답니다.^^
      지금은 타이핑이 익숙해서 글감이 있을 때, 직접 블로그에 타이핑하죠.
      하백님도 일기 재밌게 쓰시기를 바래요.^^

  33. 행복바이러스

    저도 내동생 이 저를 골탕 먹여요 그러면 나만 혼나요.

  34. 골목대장

    글 솜씨가 너무 뛰어나시내요.
    저도 초등학생인데 이렇게 글은 잘 못 써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저도 동생있어서 똑같은 처지 입니다ㅠㅠ.

  35. leopold

    참 재밌습니다.
    그림도 잘 그리시네요.
    계속 방문하겠습니다.

  36. 이시현짱!!

    넘 잼있네요...
    저도 어렷을때 오빠들이 이렇게대해준적이있어서 넘 분했어요.....
    그러다가 엄마한테 오빠만 마구마구 맞았지요
    지금생각하면 넘 분하고 짜증나요....................!!!!!!!!!!!!

  37. 별빛소녀(이수정)

    정말 재밌어요. 전 외동딸이라서 잘 몰랐는데 상우군 일기를 읽고 저도 그런 기분 느끼는 것 같아요.
    근데 동생이 있으시면 좋지 않으세요?
    전 좋을 것 같은데. 어쨌든 너무 재밌네요~ 재밌는 일기 더 올려주세요!!

  38. 유석준(소화초 초4)

    진짜 일기를 잘 쓰시군요. 저보다 더 재밌고 더 길게 쓰시는군요.

  39. 노란병아리^^

    저는 한..일주일뒤에 친구가 저희 집에 왔는데요^^
    근데 친구가 하도 그네를 많이 타서 싸울떄도 있습니다 저는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어요^^한.(15)?살정도 언니요~^^상우님 께선 글쏨씨가 정말 뛰어나세요
    상우님 홧팅!

  40. Favicon of http://blog. BlogIcon minsanta

    저는 형과 항상 싸워요.몇분도 안되서화해를 하지만요.그러는 상우님과 영우님은 우리형재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은걸요?

  41. lauren

    우와~! 정말 재밌네요.~!^^
    일기 잘 쓰는 방법 알려주세요.^*^please~

    • Favicon of http://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쑥스럽네요~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옮긴다고 생각하면, 일기쓰기가 한결 편할 것 같은데요.
      굳이 잘 쓸려 하지 말고요, 그냥 솔직하게요!

  42. BlogIcon 강문성

    아주 잘했네요.다른 일기도 올려 주세요.
    또 일기 쓰는 방법좀 알려 주세요.

    • Favicon of http://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아하, 그럴게요~
      이건 제가 전에 했던 말인데요, 일기는 눈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하루에 겪었던 일 중에서, 가슴에 깊고 또렷하게 남은 일을 눈을 감고 떠올려보고, 그걸 그대로 그림처럼 차근차근 옮겨보는 거예요.
      재밌지 않을까요?^^

  43. 김 수하

    정말 않됬네요.
    동생은 원래 다 그래요. 제 동생은 싸우다가 엄마나 아빠가 오시면, 동생은 언제나 달아나거나, 모든 잘못을 제 탓으로 돌리거든요.
    하지만 가끔은 이런 동생이 귀엽고, 예쁘기도해요. 그러니 상우님도 동생하고 싸우지 마시고 동생을 잘 보살펴 주는 멋진 형이 되세요.

  44. 유재권

    만화가 참 재미 있습니다. ㅎㅎㅎ

  45. Favicon of http://blog.naver.com/somigi0604 BlogIcon somigi0604

    보통때보다 방문자가 몇배로 늘었네^^
    진짜 바쁜가봐 한숨내쉬고..<↑위에 댓글>뭐 시험공부 하나봐요?
    난 국가 학력평간가뭔가 어제 오늘 이틀 걸쳐서 시험끝났어요!
    내년이면 상우도 이 시험보겠다
    담주는 중간고사ㅠㅁㅠ*

    • Favicon of http://blog.sangwoodiary.com BlogIcon 상우

      아, 갑자기 댓글이 많이 들어와서 달아주는게 힘들었답니다.^^
      저흰 요번에 기말고사만 봅니다. 시험 잘 보세요!

  46. 설리

    우리오빠랑 저랑 싸울때는
    엄마아빠 상관안하는?
    그래도 심하게싸울땐 둘다 오빠편;;

  47. Favicon of http://hanmail.net BlogIcon 모새연

    우리 엄마께서도 내가 동생 울리면
    엄마께서는 동생만 편애하셔...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