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6 토요일
우리 가족은 광릉 수목원 근처에 있는 분재 공원에서 산책했다. 막 분재로 꾸며진 비닐하우스를 구경하고 나올 무렵이었다.
코스모스가 잔뜩 피어 있는 정원에서, 돌탑을 기지 삼아 영우랑 지구 정복 놀이를 하며 뛰놀다가 엄마, 아빠를 뒤쫓아 가려는데, 갑자기 큰 벌 하나가 내 주위를 붕붕 돌다 사라졌다.
나는 순간 놀랐다가 휴~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 오른쪽 목 뒷쪽이 간지러우면서 뭔가 척~ 붙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하며 온몸이 떨렸다.
나는 뒷목에, 물컵에 맺힌 물방울 같은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돌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단지 끌껍 끽~ 침을 반 정도만 삼키며, 두 눈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굴렸다. 그리고 머릿속엔 끔찍한 기억이 살아났다.
여름에 영우랑 손잡고 병원에 가던 길이었다. 길모퉁이에 있던 벌집을 쓰레기인 줄 알고, 툭~ 쳤다가, 번데기처럼 시커먼 벌들이 한꺼번에 내게 돌진해서, 왼쪽 종아리에 달라붙어 벌침을 톡 쏘았었다. 나는 벌을 떼어내려 난리를 치며 "영우야, 어서 뛰어!"하고 소리를 질렀다. 벌에 쏘이고 난 후, 살점이 도려낸 듯 아파서 한동안 주저앉아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나는 "여, 영우야, 좀 와, 와 봐!" 하고 더듬더듬 앞서가던 영우를 불렀다. "영우야, 여기 뭐 붙었니?", "어, 붙었어, 말벌이야! 아주 큰데!" 영우는 손을 뻗어 벌을 잡으려고 하다가 "으악~"하고 소리 지르며 뒷걸음질쳤다. 나는 얼마나 무서웠던지, "여, 영우야, 조심해~" 하며 울음 섞인 소리를 내고 오줌까지 칫~ 지렸다.
나는 엄마, 아빠를 부르며 눈물, 콧물을 찔찔 흘리는 아기처럼 돼버렸다. 저 멀리서 엄마가 오시며 "상우야, 왜 이렇게 안 와?" 하고 외쳤다. 나는 "으앙~ 엄마, 버얼~!"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이구, 꼴이 그게 뭐야? 벌에 쏘였어?" 하고 엄마가 인상을 찌푸렸고, 영우가 "형아, 이제 벌 갔어! 울지마!" 해도, 나는 진정이 안 되고 계속 울면서 허으허, 허으허~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부들부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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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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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
벌은 한마리, 두마리 정도로는 왠만해선 쏘지 않고요, 집단으로 공격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벌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꽃밭에서 만나는 한두마리 벌은 괜찮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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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igi0604
몸이 않좋아서 몇시간전에 꾸준히 맞는 벌침...맞고 왔는데 아픈것보다 가려워서 끙끙거리면서 읽어요~
1년전 추석때 산에 밤 주으러 올라갔다가 옷안으로 들어온 벌들때문에 상우처럼 많이 놀랐었던 기억이나네요
상우 많이 놀랐겠다 그래도 쫒아주고 걱정해주는 동생있어서 얼마나 좋아요 상우뻘인 내 여동생은 ....비웃지뭐예요..흑 ....-
상우
아, 벌침을 맞는 치료법도 있었군요~
벌침을 맞고, 15분 내에 가려운 증상이 있으면, 벌침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보건 선생님께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벌에 쏘이는 것보다, 몸에 붙어있는 그 느낌이 공포스러웠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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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성
저도 벌을 무서워하는데~~~~
역시 벌은 무서운 곤충이야~~!
벌에 쏘이지 않게 조심하세요!
그리고 전 4학년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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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왕
저는 벌과 한번 싸운적이 있어요. 주택 2층은 외할머니 댁이고 1층은 우리 집인데 1층에 내려올때 벌이 나타나서 눈싸움처럼 가만히 있었어요. 나중에 벌은 도망갔고 저는 무사히 내려왔죠. 상우형 벌에 물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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