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5 토요일
어제 기침을 많이 해서 수업에 빠졌기 때문에, 오늘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수업 시작하기 바로 전, 나는 빨리 수업이 듣고 싶어 온몸이 떨렸다.
그동안 학교는 신종플루라는 녀석 때문에, 개학을 하고도 본격적인 수업을 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번 주만 잘 넘기면, 아마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희망하면서 읽기 책을 쓰다듬었다.
내 주위엔 나처럼 수업에 목이 말라 눈을 반짝거리며 기다리는 애들도 보였지만, 수업이 그리 기다려지지 않는지 엎드려서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틱톡~ 두드리고, 피곤한 듯 축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수업준비를 하는 아이도 있었다.
"자, 모두 읽기 책을 펴세요!" 오랜만에 듣는 선생님의 밝은 목소리가, 오늘 첫 수업의 문을 힘차게 여셨다. 마침 내가 교과서를 읽을 차례였다.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풀꽃 아기'를 크고 실감 나게 또박또박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느슨했던 태도도 180도 바뀌면서, 모두 책을 척~ 똑바로 들고 공부하고 싶은 욕구로 가득 찬 눈빛을 쏘아냈다.
이야기를 다 읽자, 선생님께서는 밝은 목소리로 "이제, 17쪽 2번을 풀어보세요!"라고 하셨다. 나는 정말 오랜만에 연필을 다시 쥐었다. 연필을 잡으니 마치 손에 날개를 단 기분이 되었다. 그리고 사각사각~ 수극수극~ 내가 내는 연필 소리에, 짜릿함을 느끼면서 답을 써넣었다.
나는 이상했다. 방학과 휴교기간을 거치고 오랜만에 받는 이 수업이, 전쟁이 끝날 무렵 어두운 방공호 안에 숨어 있다가 나와서 받는 햇볕처럼, 감격스러웠다. 우리가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똑같이 반복되는 학교 수업이 사실은 공기처럼 물처럼,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다시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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