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쉬세요,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

Posted in 일기 // Posted at 2009/08/21 13:28
<편히 쉬세요,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
2009.08.20 목요일

이것은 내가 태어나기 1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아빠와 엄마가, 대구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사실 때였는데, 온 동네가 떠들썩하도록 대통령 선거 유세가 있었다고 했다.

특히 엄마는 그 동네의 보수적인 문화와 사고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하셨는데, 선거 때도 동네 사람들이 어떤 한 후보만 지지하고, 다른 한 후보를 유달리 싫어했다고 한다. 그 후보는 빨갱이라고 안된다고!

심지어는 선거 날 아침, 전화를 걸어 꼭 누구를 찍으라고 다짐받으려는 이웃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빠, 엄마가 지지하는 후보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그 후보였고, 그날 저녁 개표 방송에서, 아빠, 엄마가 지지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을 지켜보며, 할아버지를 비롯해 동네 사람들은 탄식하는 분위기였지만, 엄마, 아빠 두 분만 몰래 두 손을 잡고 기뻐하셨다는 이야기다.

엄마, 아빠가 일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외롭게 선택하셨고, 기뻐하셨던 그분의 이름은 바로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다! 나는 김대중 할아버지의 일생이, 며칠 전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독재에 반대하고, 민주화에 앞장섰으며, 사형 선고를 받고 감옥살이에. 늦은 나이에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 길고 험한 시간을 살아오신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의 일생이 나는 숨 가쁘게 느껴졌다.

그분은 북한과 평화로운 사이를 만들려고 노력하셔서, 노벨 평화상까지 받으셨다.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세계 곳곳에서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그분의 죽음이 너무 어이없고 억울해서 속이 타올랐는데, 김대중 할아버지는 뭔가 허전하고 먹먹한 느낌인 것 같다.

마치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용맹스럽게 싸우다 전사한 대장이었다면, 김대중 할아버지는 가장 경험이 많고 지혜로운 원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느낌이랄까? 나는 김대중 할아버지의 서거 소식을 듣고 많은 생각에 빠졌다. 평생을 민주주의와 통일을 갈망하며 사셨던 할아버지의 죽음 앞에 현실은 어떠했는가? 과연 할아버지가 편안하게 숨을 거두실 만큼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세상인가?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우리 반 아이들은 서거 방송 때문에 개그 콘서트를 못 봤다고 짜증을 부렸었다. 난 몇몇 친구들을 붙잡고 이야기해 보려 했지만, 모두 학원 가야 한다고 서두르고 차게 굴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난 아이들이 밉다기보다는 어른들이 잘못한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다.

왜 아이들에게 공부를 핑계로 현실을 알 기회를 막는 것일까? 그 공부는 무엇에 필요한 공부이며, 현실을 모르는 공부가 진정한 공부일까? 우리나라의 훌륭한 대통령이 돌아가신 것을 이야기하고, 함께 슬퍼할 수도 없는 분위기가 난 너무 답답하고 좁게 느껴졌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태어나서 10살이 되기까지, 정말로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걱정하는 훌륭한 대통령 두 분 아래서 내가 자랄 수 있었음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감사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편히 쉬세요,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

상우일기 - Sangwoo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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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ob

    정말 슬프네요 T.T

  2. demian

    상우님의 일기에...다 큰 어른인 내 자신의 생각들이 명확히 정리되어 있네요..
    며칠동안 느낌은 그래요, 정말 '먹먹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는 잊지 않을거에요. 그 분들을...^^
    또 증명할테죠. 재임 시 전임대통령 두 분에게 헌화하려다 야유를 당한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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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emian님,
      그분들을 잊지 않고 역사는 발전할 것이라고 믿어요!
      힘찬 한 주 시작하세요.^^

  3. MIn J

    안녕 오빠?
    나는 인도에 사라.
    오빠 일기 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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