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보내기

Posted in 일기 // Posted at 2009/08/15 09:38
<열대야 보내기>
2009.08.09 일요일

밤이 너무 더워, 우리 가족은 모두 시원한 마루에서 잠자기로 하였다. 엄마가 적당히 얇은 두께의 이불을 깔 것으로 가져와서, 마루에 한 겹으로 넓게 펴주셨다.

그다음엔 베개를 일정한 간격으로 착착착 놓으셨다. "얘들아, 어서 와서 자야지!" 하고 엄마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나와 영우는 뛰어들어 이불 위에 쏙쏙 누웠다.

엄마는 얇은 타올 같은 이불을 우리에게 덮어주시기 전에, 투우사가 천을 휘두르는 것처럼, 이얍~ 하고 한번 펄럭 넓게 휘둘렀다. 그러자 그것은 바람을 타고 우리 몸 위에 스르륵~ 내려앉았다.

나는 기분이 좋아서 처음엔 그것을 덮고 있다가, 곧 옆으로 몸을 돌려 누워, 이불을 돌돌 말아 다리 사이에 끼워넣었다. 이번엔 영우가 끼야악~ 웃으며 이불을 고무줄처럼 잡아당겼다. 우리가 이불을 뺏었다 당겼다 장난을 치는 바람에, 깔고 누운 이불이 올록볼록 구겨져서 다시 펴야 했다.

"형아, 토실이 생각나지 않아?" 이불을 독독 다듬고 옆에 누운 영우가, 눈을 말똥말똥 뜬 채 물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살던 집, 좁은 마루에서 매일 밤 가족과 함께 잤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영우랑 잠들 때까지, 작은 토끼 인형을 하나씩 옆에 끼고 별을 세던 생각이 나서, 대답 대신 웃었다.

갑자기 활짝 열어둔 마루 창문으로 산바람이 윙윙~하고 불어닥쳤다. 그 바람은 우리 위에 자꾸 서리처럼 내려앉았다. 처음엔 시원하다가, 점점 춥게 느껴져서 나는 차가워진 발을 맞대고 싹싹 비벼댔다. 기침도 콜름콜름 나왔다. 그러자 엄마는 "어이구, 기침하네~" 하면서 창문을 닫으셨다.

한참 뒤에 나는 너무 더워서 숨을 헐떡였다. 영우가 나를 끌어안고, 내 배 위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잠든 것이다. 가족들이 다닥다닥 붙어 자니까, 몸이 무엇에 낀 것처럼 불편해서, 헉헉 땀을 흘리며 일어나 기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마루에서 같이 자기엔 내가 너무 컸나 봐!'

열대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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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eob

    좋겠네요. ㅜ.ㅜ
    저도 마루에서 한번만 자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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