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27 수요일
우리가 미친 듯이 즐겁게 춤을 추는 동안, 어느덧 하늘은 짙은 파란색에서 검푸른 남색으로 바뀌었다. 교관 선생님께서 반별로 모닥불 주위에 동그라미를 만들어 앉으라고 하셨다. 우리 반은 여자는 바깥쪽에, 남자는 안쪽에 동그라미로 둘러앉았다.
각 반 반장이 나가서 굵고 짧은 보라색 초가 담겨 있는, 투명한 플라스틱 컵을 들고왔는데, 촛불이 찰랑거려서 언뜻 보라색 음료수처럼 보였다. 촛불을 동그라미 안 중심에 내려놓자, 교관 선생님께서 말씀을 시작하셨다. "자! 이제 아까 전에 흥분됐던 마음은 좀 가라앉히고, 경건한 마음을 가져봅시다!"
그러자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에이~ 이제 슬픈 얘기 하려나 봐!" 하며, 피시피시~ 거렸다. 사실 친구들과 나는 야영장 마지막 순서인 촛불 의식 때, 슬픈 이야기로 전부 운다는 얘기를 미리 들었기 때문에, 절대로 울지 않겠다는 오기 같은 게 있었다. 드디어 전깃불이 모두 꺼지고 단단단단~ 잔잔한 피아노곡이 배경 음악으로 흘렀다. "자, 모두 촛불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눈을 감으세요!" 나는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 척하며, 촛불만 바라보았는데, 우리 반에서 눈을 감은 남자 아이는 하나도 없는 듯했다.
"자, 여러분~ 모두 한번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몸이 불편한 친구를, 별 잘못도 없이, 그 이유만으로 따돌리고, 놀리고,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정말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그 친구는 그렇게 되고 싶어서 그렇게 되었나요? 그렇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끔찍하게 슬픈데, 그것 때문에 놀림을 받고 왕따까지 당하면, 그 친구는 정말 죽고만 싶을 거예요~"
나는 잠시 고개를 들어 살짝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남자 애들은 울지 않았지만, 여자 애들은 하나 둘 '휘이쩟, 휘이쩟~' 울고 있었다. 나도 왠지 슬퍼지기는 했지만, 아직 눈은 건조했다. 나는 다시 교관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그 친구는 삶의 의욕을 잃고, 안 좋은 길로 가거나 죽을 수도 있어요. 그러면 여러분의 마음도 좋지 않고, 평생 시달리면서 살게 되고 말 거에요!" 어느새 홍범이가 울고 시작했고, 내 눈도 촉촉해졌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한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을 기다리고, 보고 싶어 하고, 기다리는 부모님이 계신다는 것이죠!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부모님은, 여러분 걱정으로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고 불안해하실 거예요. 잘 때 춥지는 않을까? 밥은 잘 먹었을까? 무슨 사고라도 났을까? 체력 약한 우리 아이가 극기 훈련은 잘했을까? 하며 밤새 걱정할 거예요.
그런 부모님에게 여러분은 평소에 어떻게 했나요? 부모님께서 자기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아서 화를 낸 적이 있나요? 엄마 아빠께서 힘이 들 때 더 고통을 주지는 않았나요? 여러분, 여러분이 다 커서 대학생이 되었을 때, 부모님께서 더 이상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을 수도 있어요! 더 늦기 전에 잘해 드려야 겠지요!" 나는 가슴이 아파서 더 들을 수가 없었다. 눈물 젖은 눈을 들어 주위를 살펴보니, 여자 아이들은 이제 모두가 "으어어어어~' 소리 내며 펑펑 울었다!
평소에 찌르면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현국이는, 안경을 벗고 하늘을 보며 울었고, 장난밖에 모를 것 같던 경모는, 코하고 볼, 눈이 탱탱 붓도록 빨갛게 울고, 눈물이 없는 것처럼 씩씩한 성환이는,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 매고 소리없이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아무리 끔찍하고 슬픈 것을 보아도 아무런 표정에 변화가 없었던 중진이는, 여전히 표정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눈물만 빗물처럼 뚝뚝 떨어졌고, 제일 처음 울기 시작했던 홍범이는 머리를 한 손으로 부여잡고 "우어어~" 몸을 흔들며 심하게 우는 바람에, 쓰러질까 봐 옆에 애가 잡아주어야 했다.
나는 으드드 이를 악물고 몸을 떨다가, 결국 소리 내서 으허으허~ 몸이 땅으로 꺼질 것 같이 서럽게 흐느꼈다. 야영장 전체가 눈물바다로 넘쳐나는 장례식장 같았다. 교관 선생님이 마지막 말씀으로 마무리하셨다. "여러분, 선생님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나요? 그렇다면, 선생님께 사과하세요! 이제부턴 친구를 왕따시키지 말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삽시다! 자, 그러면 집에 계신 부모님이 들을 수 있도록 부모님 사랑해요! 외쳐봅시다!" 우리는 모두 젖먹던 힘을 다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터지는 울음소리로 밤하늘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부모님, 사랑해요~!" 하고 외친 다음, 함께 촛불을 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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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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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저도 5학년 이여서 야영을 갔는데 이 이야기랑 똑같은 말을 들었어요.
남자 아이들 몇명과 여자 애들 저까지 합해서 2~3명 빼고 다 울었어요.원으로 앉아서 우는 친구들 다독여 주었는데 계속 울드라고요.그래서 우리보 애들을 보니까 저빼고 다 울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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