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6 목요일
'쉬익~'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한 덩이였던 내 사과가, 깔끔하고 깨끗하게 반으로 쩍~ 갈라졌다. 정확히 딱 반이었다. 1초도 안 되는 순간이라서, 마치 무협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선생님의 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과를 통과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달달한 냄새 나는 사과 물을 뚝뚝 흘리며, 선생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 교탁 위에는 모세가 바닷물을 가르듯이, 내 사과가 두 쪽으로 갈라져 있었다.
오늘 미술 시간에는 과일이나 채소, 나뭇잎을 가져와, 선생님이 과일과 채소를 잘라주시면 단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맛있게 먹는 수업을 했다. 나는 겉이 약간 올록볼록하고, 한 부분은 잘 익은 빨간색이고, 나머지 부분은 주황, 연한 빨강, 진노란 색이 섞인 좀 오래된 사과를 가져왔다.
우리는 집에서 가져온 오이, 양파, 사과 같은 푸릇푸릇하고 빨간 것들을 예물처럼 들고, 줄을 서서 선생님 앞에 차례차례 내놓았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와서, 나는 선생님 교탁에 사과를 내려놓고, 선생님께 "꼭지를 기준으로 반으로 잘라 주세요!" 부탁하였다.
한 손으로 칼을 쥐고, 다른 손으로 사과를 고정시킨 선생님의 모습은 꼭 주문을 받은 요리사 같았다. 그리고 서서히 칼을 사과 위로 들어 올리셨다. 그리고는 놀이동산에 롤러코스터가 퉁~ 떨어지는 것 같이 한 번에 빠르게 사과에 떨어졌다.
그리고는 끝이었다. 한 번에 사과가 반으로 작살이 난 것이다! 주부경력 13년의 우리 엄마도 한 번에 반으로 가르지는 못하고, 칼을 3~4번 정도 쓱쓱 집어넣어 가며, 차례차례 잘라야지 깨끗이 자를 수 있고, 한번은 선생님처럼 한 번에 끝내려고 했다가, 칼이 튕겨 나가버리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은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사과를 깨끗이 반으로 가르고, 다음 아이를 기다리셨다.
나는 얼이 빠져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우와, 선생님은 과일 자르는데 타고 난 소질이 있으셔!' 난 곧 반으로 갈라진 사과를 들고 내 자리로 들어와, 자세히 관찰하며 최대한 멋지게 그리려고 애썼다. 이것저것 물감을 섞어 색칠 하는 바람에, 왠지 싱싱하기보다는 온갖 모험으로 얼룩진 늙은 사과 그림이 된 것 같았다. 그림을 그린 후 나는 사과를 한 번에 아구작 씹어먹었다. 음~ 물감 맛과 단맛이 섞인 묘한 맛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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