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1 월요일
밤 10시, 세족의 날 숙제로 아빠 발을 씻겨 드려야 하는데, 아빠는 최근에 발을 깨끗이 씻어서 굳이 닦아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자꾸 피하셨다. 아빠 말대로 아빠 발은 아주 깨끗했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아빠를 끌고 가서 화장실 변기 뚜껑 위에 앉혔다. 나는 물을 틀어 커다란 대야에 받았는데 온도를 조절하기가 어려워 애를 먹었다. 처음에 받을 때는 온도가 너무 미적지근해서 물을 좀 버리고 다시 받았다.
그랬더니 물에서 김이 펄펄 났다. 나는 온도가 어떤 상태인지 보려고 손을 물에 넣었다가, "앗!" 하고 소리 지르며 뺐다. 물 온도가 너무 뜨거워서 그런 것이다. 이번에도 내가 물을 버리려 하자, 아빠는 차라리 차가운 물을 섞으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니 진짜 물이 식혀졌다.
나는 대야를 끙 들어 아빠 발밑에 갖다 놓았다. 그러자 아빠는 대야에 발을 담그셨다. 아빠는 "음~ 온도가 적당하군!" 하셨다. 아빠에게 "비누는 어떤 걸 해 드릴까요?" 물었더니, "수목원에서 가져온 소나무 비누로 해!" 하셨다.
내가 비누가 아까워서 머뭇머뭇 거리자, 팍팍 비누 거품을 내라고 재촉하셨다. 아빠는 "특히 발가락, 발가락 사이를 꼼꼼하게 해라!"하셨다. 그런데 발 씻는 물의 김이 얼굴에 뭉게뭉게 피어올라 자꾸 졸음이 왔다. 나는 하품을 하면서도 끝까지 아빠 발을 뽀득뽀득 문질렀고, 헹굴 때도 물 온도를 한 번에 맞추어 철벙 철벙 닦아 드렸다.
발을 다 헹구고 너무 졸려서 수건으로 대충 닦으니, "문지르지 말고 톡톡 두드려라!" 하시기에, 나는 볼멘소리로 "그러길래 제가 아침부터 닦아 드린다고 했을 때 닦으면 좋잖아요!"했다. 그때, 영우도 뛰어와 자기도 발 씻는 숙제를 해야 한다고 동동거려서, 아빠는 영우에게 형아 발을 씻겨주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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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상우일기 :: 아빠 발씻기는 힘들어!
Tracked from 견z 삭제아마도 최연소 블로거일거라고 생각되는 상우군의 블로그 포스트입니다.<br>저는 어렸을적 학교에서 어머니 집안일 도와드리기, 아버지 구두 닦아드리기 같은 숙제가 있으면 그냥 무시했던 기억이 있는데 상우군의 포스트를 볼때면 어린시절에 대한 반성을 하게되네요<br>그래도 참 기분좋아지는 포스트임에는 분명합니다 ^^<br>
2008/09/05 17:56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시간에
2008/09/05 08:48정말 좋은 기사를 읽었습니다.
아빠 발을 씻겨드리는 게 좋은 숙제이기도 하지만, 당시의 풍경을 잘 표현해 주셔서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실비단안개님, 아침 일찍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이예요!
2008/09/05 21:33울아들도 그런숙제가 있었는데.. 안한게 후회되네요 ㅋ..
2008/09/05 10:26이쁘게 세상을 사는방법을 탐구해보아요 우리^^
네, 이쁘게요, 후회하지 않게요!
2008/09/05 21:35ㅎㅎ 정말 재미있는 기사네요!
2008/09/05 10:32감사합니다!
2008/09/05 21:36한 학기에 한 번 있는 숙제인가 봐요.
2008/09/05 10:46http://blog.sangwoodiary.com/entry/20080511-wash-my-dadys-foot
이 때도 흥미로운 글이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로 흥미진진합니다.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아저씨, 안녕하세요?
2008/09/05 21:39한학기에 한 번 씩 하는게 아니고요, 매달 1일이 세족의 날 행사랍니다.
지난 일기까지 링크 걸어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 "상우" 님
2008/09/05 17:58뉴스레터 서비스인 '마이크로탑텐'을 이용해 "블로고스피어는 지금!" 이라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는 "잉드" 라고 합니다.
"상우"님의 포스트가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에 소개되었기에 이렇게 댓글 남기고 갑니다~
좋은 포스트 감사드려요 ^^;
아참 트랙백도 남기고갑니다!
안녕하세요? 잉드님,
2008/09/05 21:41제 글을 잘 보아주시고 트랙백까지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훈훈하군요.
2008/09/05 18:03훈훈하시다니 저도 좋아요!^^
2008/09/05 21:43효자상우님~~ ㅋ
2008/09/05 22:10에이, 효자는요 무슨~^^
2008/09/07 11:12우리 딸 학교에선 왜 저런 숙제 않내주시나..ㅋㅋ
2008/09/06 08:58하하, 그런데 숙제라고 생각하면 좀 어색하고요, 그냥 씻어드리는게 더 편한 것 같아요.
2008/09/07 11:17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주은맘님!^^
매월 1일이 그런 날인지 미처 몰랐네요.
2008/09/08 11:21그런데, 어느 쪽이 그 아까왔던 소나무비누인가요?
아하, 세족의 날은 저희 학교에만 있는 행사로 알고 있어요.
2008/09/08 18:05오른쪽 파란 자동차 모양의 비누가 바로 제가 아끼는 소나무 비누랍니다.
얼마 전 광릉 수목원에 갔다가 3천원을 내고 직접 만들어 온 비누거든요.
소나무 향기가 풀풀 나죠!^^
우리아들도 얼렁 그런숙제 받아오길 기다려지네요
2008/09/10 15:56안녕하세요? 꿈공장님,
2008/09/10 18:44아드님이 잘 커서 효도 많이 할 거예요.^^
님의 글을 읽고 있으니 계속 입가에 웃음이 번지네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2008/11/21 23:16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이 될 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
칭찬, 감사합니다.^^
2008/11/23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