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28 목요일
개학한 지 3일째, 모든 것이 자리를 잡고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선생님은 여전히 활기차게 수업을 이끄시고, 친구들은 변한 듯 안 변한 듯 한교실에 모였다.
나는 다시 학교로 돌아온 것이 기뻐서 살 맛이 난다. 특히 수업 시간이 되면 태어나 처음 배우는 아이처럼 호기심이 넘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4교시 과학 시간, 선생님께서 텔레비전 화면으로<세계의 10가지 신비한 생물>에 관한 프로를 보여주셨다.
첫 장면부터 바다에 사는 몸이 말랑말랑하고 영화 <월.E>에 나오는 로봇 이브처럼 생긴 생물이 유유히 바다 밑을 헤엄쳐다녔다. 물결을 타고 샤랄라 헤엄치는 그 뽀얀 생물은 마치 천사처럼 평화로워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이 생물이 과연 악마같이 변할 수 있을까?'라는 문구가 떠오르자마자, 이 생물은 급하게 아래로 방향을 바꾸고 어디론가 빠른 속도로 돌진한다.
그러더니 머리 부분에 뿔 같은 것이 볼록볼록 돋아나면서, 순식간에 해파리 촉수처럼 쫘악 늘어나더니, 밑바닥에 기어다니는 조약돌만 한 고동 하나를 스읍 휘감아서 꼼짝도 못하게 한 뒤, 고동 살을 야금야금 빼먹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은 만화 영화 케로로에 나오는 요로로(케론인들의 습기를 빨아먹고 사는 괴물)처럼 흉칙하다.
또, 폭탄 먼지벌레와 거품벌레의 계속되는 등장도 만만치 않다. 어떤 두꺼비가 폭탄 먼지벌레를 한입에 꿀꺽 먹는다. 그런데 몇 초 뒤, 두꺼비 입이 비행기가 착륙할 때 계단이 밀려나오는 것처럼, 우우욱 앞으로 벌어지면서 폭탄 먼지벌레가 슉 뛰어내린다. 두꺼비 입 안에서 도대체 폭탄 먼지벌레는 어떤 괴력을 발휘한 것인가?
거품벌레는 폭탄 먼지벌레보다 작고, 그야말로 코딱지만 하다. 이 녀석이 높이뛰기에서 무려 80cm를 뛴다. 여치 8cm, 메뚜기 14cm, 귀뚜라미 12cm를 뛰는 데 비해 올림픽 선수급 아닌가!
두꺼비가 또 무엇을 삼키고 5분 뒤 우웩 거리면서 괴로워하다가 물방개를 토해낸다. 이 물방개는 악취가 엄청나게 심하다고 한다. 이구아나는 불면증이 있는 동물인데, 신기하게 이마를 쓰다듬어 주기만 하면 잠을 잔다. 세상에 이렇게 별 특이한 생물들이 존재하는 것에 나는 '놀라워, 놀라워~' 하고 중얼거리며 수업에 빠져들었다.
|
|
|
|
|
Tags 개학,
거품벌레,
고동,
과학 시간,
괴력,
괴물,
높이뛰기,
돌진,
두꺼비,
물방개,
바다,
뿔,
생물,
선생님,
선수급,
속도,
신비,
악마,
악취,
올림픽,
요로로,
이구아나,
이마,
이브,
잠,
조약돌,
천사,
촉수,
케로로,
폭탄 먼지벌레,
흉칙
6 Comments
-
주은맘
건강하게 방학 잘보내고 무사히[?] 개학한거 축하해요..
2학기에도 더 신나고 재밌고 유익한 학교 생활 되기 빌어요...
그리고 더 즐거운 일기도 기대할께요..
화이팅!!-
상우
헤, 정말 무사히 개학을 맞아서 기쁘답니다. 사실 방학이 좀 지루했거든요.
주은맘님께서 이렇게 항상 응원해주시니까 저도 모르게 의욕이 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
-
-
Adrian Monk
신기하게도 사람은 벌레에 대하여 일종의 공포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게 호기심으로 발현될 수도 있고 단순한 공포로도 나올 수 있다던데, 저런 벌레를 실제로 본다면 전 아마 무서워할겁니다!
-
상우
Adrian Monk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시나요?
저도 벌레들을 보면서 내가 사람으로 태어난게 그나마 다행이야~ 생각했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