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20 수요일
피아노 학원 마치고 영우와 함께 우석이네로 갔다. 우석이 남매가 며칠 전에 산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공원에서 연습한다는 것이다. 아직 인라인 스케이트가 익숙하지 않은 우석이와 서진이는 서로 손을 잡고 절뚝거리며 나타났다. 서진이는 넘어질까 봐 한쪽 손에 죽도를 짚고 있었다.
영우와 나는 우석이 옆에서 걸으며 우석이가 비틀비틀 넘어지려 할 때마다 팔을 잡아주며 공원 트랙까지 함께 걸어갔다. 그런데 공원 트랙까지 가는 동안 우석이가 자꾸 험한 길을 고집하여 애를 먹었다. 우석이는 벌써 인라인 스케이트 선수가 된 듯한 기분인지, 하늘로 목을 쭉 빼고 신이 나서 "와우~!" 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옆에서 잡아주는 나는 우석이가 넘어질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하여 따라다녔다.
공원 트랙 오르막길 위에서 우석이와 서진이는 서로 질세라 달리기 시작했는데, 내리막길에서 마구 미끄러져 내려가며 비명을 질렀다. "으악! 상우야! 잡아줘~!", "상우 오빠! 잡아줘~!" 하며 거센 물결을 따라 떠내려가는 것처럼 멈추지 않는 우석이와 서진이를, 나랑 영우는 죽어라, 쫓아 달려갔다. 간신히 우석이 어깨를 잡고 멈추게 했는데, 영우는 서진이 몸을 붙잡다가 엉켜서 둘이 꽝하고 넘어졌다.
다시 일어선 우석이 남매는 트랙이 평평한 곳에 이르자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씽씽 달리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둘이 평행을 이루면서 리듬을 타듯 시원하게 속도를 내는 것이었다. 나는 더 우석이를 따라갈 수가 없음을 알고 쫓아가는 것을 포기한 채, 우두커니 서서 둘이 멀리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발이 빠른 영우도 그들을 따라 달려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는 갑자기 부러움이 밀려와 입이 쑥 나오며 아기처럼 눈물이 흘렀다.
트랙을 한 바퀴 돌고 온 우석이가 뒤에서 어깨를 툭 치며 "상우야, 영우 저기 쓰러져 있어!"하고는 또 쌩하고 가버렸다. 나는 뒤뚱뒤뚱 영우에게로 달려가 보았더니, 풀밭에서 영우가 두 손을 대자로 펴고 누워 있었다.
영우가 일어나 잔뜩 눈썹을 찌푸리며 "형아, 우리두 엄마한테 인라인 스케이트 사달래자. 엉?" 하였다. 나는 영우를 쓰다듬어 주며 "에이, 안 돼. 사달라고 하면 살부터 빼라고 하실 거야." 했더니, "그러길래 운동해서 진작 살 좀 빼지 그랬어?" 해서 "알았어. 살도 빼고 형아가 용돈 모아서 중학생 되기 전에 사줄게!" 하며 영우 볼을 만졌다.
|
|
|
|
|
Tags 고기,
공원,
남매,
내리막,
눈물,
눈썹,
대자,
리듬,
물,
물결,
볼,
부러움,
비명,
살,
선수,
속도,
어깨,
엄마,
연습,
오르막,
용돈,
운동,
인라인 스케이트,
죽도,
중학생,
코치,
트랙,
평행,
포기,
풀밭
12 Comments
-
-
-
-
우석이 모친 *^^*
상우야! 안녕!~^^
와우~~~
우석이가 상우를 자랑스러워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글솜씨가 대단한걸..
처음 상우를 만났을 때도 예의 바르고 반듯해 보여서 우석이가 좋은 친구를
만난것 같아 마음이 놓였었거든..
아줌마도 상우 또래였을때 진실한 마음의 친구가 두명 있었단다.
친구는 정말 우리에게 있어서 큰 의미이자 때론 힘이 되는것 같아.
아줌마가 직장생활을 해야해서 우석이 서진이랑 함께 있어주지 못해 마음이 많이
아프단다. 그래도 이렇게 의젖하고 생각이 예쁘고 바른 상우가 있어서 감사하구나.
앞으로 우석이랑 다른반이 되어 헤어지게 되더라도 지금처럼 사이좋게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음 좋겠어..부모님께도 안부 전해드리고 엉뚱한 영우왕자님도
지금 무얼 하고 계시는지..^^ 참, 지난번 떡볶이 먹고 속은 괜챦았니?
우석이는 속이 좋질 않다고 하더구나..다음엔 아줌마가 직접 만들어 줄께..^^
즐거운 주말 보내렴~~~★-
상우
와, 우석이 어머니! 갑자기 들어오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 우석이하고 서진이가 우리집에 놀러와서 컴퓨터를 보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댓글을 보고 모두 놀라서 난리가 났답니다!
제가 댓글을 큰소리로 읽어주고 모두 소리를 지르며 크게 손뼉을 쳤어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우석이랑 친하게 지낼게요.^^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