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드 달이 쓴 <내 친구 꼬마 거인>

2008. 1. 4. 07:42독서

<로얄드 달이 쓴 내 친구 꼬마 거인>
2008.01.03 목요일

내가 로얄드 달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좋아하게 된 것은, 3학년 2학기 학교 도서관에서 <마틸다>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읽고 나서부터다. 로얄드 달 할아버지는 90세가 넘은 나이에 돌아가셔서 지금은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그분의 책은 무조건 재밌다. 한번 잡으면 절대로 놓을 수가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다.

나는 로얄드 달 할아버지의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든다. 그들은 어떠한 고난이 와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이겨나간다. 비록 과정은 고통스러워도 아주 유쾌하게 견뎌 나간다. 나는 그게 멋져 보인다. 그래서 신기하게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수록, 더 푸하하하 웃음을 터뜨리며 읽게 된다. <내 친구 꼬마 거인>도 기가 막힌 상상과 모험의 이야기다.

여기서 나는 주인공 소피와 똑 닮은 점이 있다. 그건 깊은 밤에 잘 잠이 들지 않고, 창문 너머를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그런 버릇이 싹 가셔 버렸다. 그 이유는 혹시 내가 그러는 사이, 무시무시한 식인 거인이 손을 쭉 뻗어서 나를 잡아먹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게 만약 우리가 잠자는 사이, 꿈을 불어 넣어주는 착한 꼬마 거인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고아원에서 살던 꿈 많은 여자 아이 소피가 창문을 보다가 꿈을 불어 넣어주던 꼬마 거인에게 거인 나라로 잡혀간다. 거인 나라에는, 인간이 거인을 보면 반드시 거인 나라로 와서 살아야 한다는 법이 있단다. 그렇게 해서 소피와 꼬마 거인이 같이 살게 되었는데, 음식, 언어 모든 게 너무 달라 8살 난 소피는 적응하기가 어렵기만 하다. 무서운 줄만 알았던 꼬마 거인에게 위로와 도움을 받아가며 소피는 오히려 고아원에 있었을 때보다 더 힘든 거인 나라의 삶에서 희망을 얻는다.

꼬마 거인의 이름은 선꼬거다. 선꼬거라? 기발한 이름이다. 그런 이름은 어디서도 들어본 일이 없다. 나라면 꼬챙이 정도로 지었겠지. 선꼬거와 친해진 소피는 인간들을 위하여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그것은 소피의 나라 영국 여왕님께, 9명의 식인 거인이 밤마다 사람들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꿈을 통해 알리는 것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9명의 거인은 잡혀 갇히게 되고, 우리의 꼬마 거인 선꼬거는 작가가 된다. 바로 이 책, <내 친구 꼬마 거인>을 쓴 작가가!

나는 한 달만 선꼬거의 조수가 되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 꿈을 넣은 젤리를 트럼펫에 넣어 불어주는 이 멋진 거인과 함께 다니며, 나도 나만의 상상이 가득 담긴 꿈을 아코디언 속에 넣어, 메말라버린 사람들 가슴 속에 '후후' 불어 주었으면 좋겠다.


내 친구 꼬마 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