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날

2007. 11. 22. 10:47일기

<눈 온 날>
2007.11.21 수요일

어제 아침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엄마가 뒤에서 "상우야, 어젯밤에 첫눈이 왔어! 공원이 하얘!"라고 외치셨었다. 나는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와아아아!" 소리 지르며 뛰어나갔었다.

오늘 아침에도 학교에 가려고 옷을 입고 있는데 엄마가 베란다 창문을 열며 외치셨다. "상우야,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이 쌓였어. 어제처럼 눈이 온 듯 만 듯 어정쩡하게 쌓여 있지 않고 온 세상이 다 눈밭이야!" 나는 또 깜짝 놀라 얼른 베란다로 가서 "와아아아!" 하고 소리쳤다.

나는 내 모습이 꼭 영화에서 같은 장면을 두 번 찍는 것 같이 느껴졌다.

놀랍게도 우리 동네는 하얀 카페트 같은 흰 눈으로 깨끗하게 덮여있었다. 마치 2년 전에 보았던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나니아 세상 같았다. 나니아는 계절이 겨울밖에 없어서 온통 눈과 얼음으로 덮여버린 세상이다.

나는 베란다에 서서 하얀 우리 동네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내 눈에 가장 먼저 띄었고, 가장 맘에 들었던 풍경은 우리 집 앞에 서 있는 교회 지붕에 눈이 하얗게 쌓인 것이었다. 매년 겨울이 와서 눈이 오면 그렇게 되지만 볼 때마다 나는 놀란다. 왜냐하면, 지붕에 덮인 눈이, 눈이 아니라 페인트로 칠한 것처럼 흐트러짐이 없고 정교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람의 손이 아니라 엄청나게 거대한 자연의 손이 하룻밤 만에 완벽하게 해치워 버린 듯한 솜씨다.

아! 역시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의 힘은 댈 것이 아니구나!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문을 열면 뛰어나가는 강아지처럼 눈 쌓인 공원으로 빨리 뛰어나가고 싶어 후닥닥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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