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날

Posted in 일기 // Posted at 2007/11/15 21:19

<괴로운 날>
2007.11.14 수요일

나는 오늘 하루가 너무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수학 모의고사에서 예상 밖으로 많이 틀렸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고 고민하다 답을 써 넣었는데 5개의 숫자 중 1개를 잘못 써넣는 바람에 틀렸고, 시간을 너무 많이 끌어서 나머지 쉬운 문제들도 정신없이 허둥지둥 풀다가 실수로 다 틀려버렸다. 마치 장애물 경기를 할 때 한곳에서 걸렸더니 다른 곳에서도 줄지어 와다다다 넘어진 꼴처럼 말이다.

채점을 하면서 내가 틀린 것들을 보는 것이 괴로웠고, 마음이 복잡했다. 금요일 수학 경시 대회뿐 아니라 앞으로 한자 급수 시험, 기말 고사를 앞두고 있어 한숨이 나왔고, 내가 시험에 쫓기는 신세가 된 것 같아 시험이 없는 자유로운 세상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엄마, 아빠가 아시면 얼마나 화를 내실까? 그것도 내가 덤벙대다 실수로 틀린 것을 아신다면.

나는 답답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서 계속 시험지와 씨름을 하였다. 그런데 자꾸 울컥울컥 억울한 기분이 들고 눈물이 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컴퓨터 게임? 실컷 만화 보는 것? 아니 다 팽개치고 그냥 쓰러져 자고 싶었다. 그리고 영원히 깨어나지 않고 싶었다.

나는 침대 위에 엎드려 잠을 청했는데 이상하게 잠은 오지 않고 멀뚱멀뚱하였다. 그래서 다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아 시험지 틀린 것을 천천히 훑어 보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번개를 맞듯 정신이 번쩍 나면서 문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문제가 지시하는대로 주어진 길을 따라갔고, 제자리에 순서대로 답을 썼다. 이렇게 하니 곱셈과 나눗셈의 세로 식이 한 눈에 정리가 되었다.

나는 내가 틀린 문제들을 마치 내가 산꼭대기에 올라와 아래를 내려다보며 '내가 왜 저런 뒤틀린 길로 올라왔지?' 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땐 숫자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가? 짜증이 났었다. 그러나 분명 오늘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나에게 알려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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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일기 - Sangwoo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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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이

    와! 상우군이 정말 큰 깨달음을 얻었네요^-^
    진리를 스스로 깨닫는 데는 항상 큰 고통이 따르지만,
    그 열매는 직접 깨달은 것인 만큼 그 무엇보다 보람차답니다.

    책을 통해서, 답지를 통해서, 또는 선생님을 통해서 가르침을 받는 것은
    그 당시에는 그저 답답한 마음이 사라져 편하다 느낄 수 있겠지만
    상우군이 느꼈던
    내가 스스로 깨달았을 때의 즐거움,
    내가 한 단계 더 자랐다는 뿌듯함은 느낄수가 없지요!

    앞으로 상우군은 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또 어른이 되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들에 부딪히게 될 거에요.
    그럴 때에는 우울한 마음으로 그 문제에만 매달리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한 걸음 물러서서 차분하게 생각해보세요.
    가끔은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힌트를 얻어도 좋아요^^.

    진리는 상우군 안에 반드시 있고,
    상우군이라면 그것을 찾아낼 수 있을거라 믿으니까,
    도전하는 마음을 갖고 멋지게 이겨나가기를^-^!

    p.s> 시험의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상우군이 그 어려운 문제로 얻은 이 경험이 훨씬 값지다고 생각해요^-^.
    점수에 신경쓰지 말고,
    문제에 호기심을 갖고 깊게 탐구하는 마음, 그것을 잊지 않는다면
    상우군은 분명 훌륭한 과학자가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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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또 제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너무 반갑습니다. 하나 하나 진심어린 말씀 가슴에 깊이 새기는 상우될게요.^^
      저도 그날 수학 문제를 이해하고 나서 마음이 무지 편해졌고 이틀 뒤에 있었던 수학 경시 대회도 어렵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잘 치룰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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